HBM은 빠른 속도, HBF는 대용량 구현에 초점

2038년 전후 HBF가 시장규모 앞설수도

HBF 설명 그래픽.KAIST 테라랩
HBF 설명 그래픽.KAIST 테라랩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를 이을 차세대 메모리로 ‘고대역폭플래시(HBF)’가 주목받고 있다. 김정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향후 10년 뒤 HBF가 HBM 시장을 역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규모 측면에서는 2038년을 전후해 HBF가 HBM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김 교수는 최근 ‘HBF 기술 개발 성과 및 로드맵, 그리고 상품화 전략 발표회’를 통해 HBF 시대 개막을 예고했다. HBF는 3D 낸드플래시를 수직으로 적층한 차세대 AI 메모리·스토리지다. 여러 개의 D램을 쌓는 HBM과 구조적으로 유사하다.

HBM이 초고속 데이터 처리에 초점을 맞춘다면 HBF는 초대용량 구현이 목표다. 대역폭과 저장 용량을 동시에 끌어올려 AI 연산에 필요한 데이터 병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엔비디아 중심의 그래픽처리장치(GPU) 혁신이 일정 수준에 도달했고, 앞으로는 메모리가 성능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AI 시대를 10단계로 나누면 지금은 1~2단계에 불과하다”며 “결국 승부를 가르는 것은 메모리”라고 말했다. 나아가 “PC 시대에는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 시대에는 저전력이 핵심이었다”며 “AI 시대에는 속도를 결정하는 HBM과 용량을 책임지는 HBF가 핵심 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메모리 기업들은 현재 2027~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HBF 개발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샌디스크 등이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섰다. 수요처로는 AMD와 구글, 엔비디아 등이 거론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샌디스크와 협업해 HBF 규격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샌디스크는 지난해 7월 HBF 기술 자문위원회를 구성했고, 8월에는 SK하이닉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첫 양산을 시도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HBM과 HBF를 모두 구현할 수 있는 기업이 AI 시대를 지배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노수빈 기자
노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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