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장로 부부 및 집사, 상담하며 세뇌한 혐의
무고 피해자, 평소 교회 이단이라고 주장
교회 신도들에게 친족 성폭행 피해가 있었던 것처럼 기억을 왜곡시켜 허위 고소를 유도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교회 장로 등 3명이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엄상필)는 지난 4일 무고 혐의로 기소된 모 교회 장로이자 검찰 수사서기관 이 모씨 와 그의 부인, 같은 교회 집사 오 모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앞서 이 씨 등은 2019년 교회 여성 신도들을 상대로 상담과 암시를 반복하며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았던 ‘친족 성폭행 피해’ 기억을 믿게 만든 뒤, 이들이 가족을 형사 고소하도록 유도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같은 교회에 다니던 자매 신도 3명에게 “어릴 때부터 부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거짓 기억을 심어주고, 변호사를 소개하는 등 고소 절차까지 적극적으로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또 다른 여성 신도에게도 “외삼촌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허위 기억을 유도해 고소를 하게 했다는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특히 고소를 당한 두 남성은 과거 해당 교회의 이단성을 문제 삼았던 인물들로, 검찰은 이 씨 등이 개인적 감정과 종교적 갈등을 이유로 앙심을 품고 형사 처벌을 받게 할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이러한 검찰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여 이 씨 부부에게 각각 징역 4년, 오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종교적 권위를 이용해 취약한 교인들을 장기간 통제했고,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의 태도도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결론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친족 성폭행 기억이 허위라는 점과 상담 과정에서 암시가 작용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피고인들이 이를 고의적으로 조작하거나 거짓임을 인식한 상태에서 주입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또 상담이 피고인들의 강요가 아닌 신도들의 자발적인 고백을 계기로 시작됐고, 이 씨가 직접 상담을 주도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무죄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2심 재판부는 “허위 기억은 피고인과 고소인들 사이에 공유된 강한 종교적 신념과 왜곡된 성 가치관, 부적절한 상담 방식이 상호작용하며 확대·재생산된 결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미필적으로라도 허위임을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무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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