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분당경찰서.경기남부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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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사고 책임 안 지는 업계 관행 악용…구매대행 업주 구속영장

친구의 철없는 장난으로 알려졌던 ‘분당 8500만 원 돈가방 날치기’ 사건이 피해자로 알려진 상품권 대행업체가 꾸민 자작극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수사 결과 업주는 자신의 사업장을 홍보하기 위해 이같은 일을 꾸민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경기 분당경찰서는 상품권 구매대행업체 업주 40대 A 씨에 대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A 씨와 범행을 공모한 지인 B 씨와 C 씨 등 40대 2명또한 같은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 씨 등은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4시쯤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의 한 주택가 도로에서 8500만 원이 든 가방을 날치기당한 것처럼 꾸며 허위 신고를 하는 등 경찰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이 사건은 A 씨가 돈 가방을 들고 가던 중 오토바이를 탄 괴한에게 가방을 뺏겼고,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B 씨가 나타나 “친구끼리 장난친 것”이라 말하며 돈을 돌려준 일종의 해프닝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이는 A 씨가 자신의 사업장 신뢰도를 높이려고 꾸민 일로 밝혀졌다. 통상 상품권 매매 업계에서는 배달 과정에서 강도나 절도 등 사고가 발생할 경우 중간 관리인이 책임을 지지 않는 관행이 있다.

그러나 A 씨는 도난 사고가 발생해도 ‘내가 책임을 지고 돈을 돌려줬다’는 미담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업체라는 점을 홍보하기 위해 이를 역이용하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지인들을 포섭해 역할을 나누는 치밀한 모습도 보였다. A 씨가 의뢰인의 돈을 인출해 이동하면 미리 대기하던 C 씨가 오토바이를 이용해 가방을 낚아채고, 이를 건네받은 B 씨가 뒤늦게 나타나 “장난이었다”며 수습하는 식이다. 이후 A 씨는 경찰에 신고한 이력 등을 이용해 의뢰인에게 사업장을 홍보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사건 초기 B 씨는 절도 혐의로 입건됐는데, 수사 과정 및 재판에서 ‘불법영득의 의사’(불법적으로 타인 물건을 자기 소유와 같게 이용하거나 처분하려는 의사) 없이 단순 장난인 것으로 치부됐다면 절도 혐의의 성립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돼 무혐의 또는 무죄를 받을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장난으로 보기에는 피해 액수가 크고, 범행을 위해 오토바이를 빌리는 등 계획적인 정황이 보이자 일대 CCTV를 수색하고 통신기록을 조회하는 등 수사를 확대했다.

한동안 진술을 거부하던 A 씨 등은 증거를 확보한 경찰의 끈질긴 추궁에 결국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를 확대한 결과 이들이 공모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확대했다”며 “A 씨에 대해선 범행을 계획한 주범임을 감안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노수빈 기자
노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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