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만원 이하 ‘역차별’
국내증시 원천징수세율 14%에
지방소득세율 더해 15.4%인데
美증시 배당소득 세율은 15%뿐
2025년 상반기 외화증권 배당 수령액이 2023년 연간치를 뛰어넘는 등 해외 주식 투자 배당 소득이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식·채권 투자 배당 소득 관련 세제가 일부 구간에서 해외 주식·채권 배당 소득 세제에 비해 불리하게 설계돼 있어 이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국내 증시 부양을 위해 배당 소득 분리과세 제도를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제도적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예산정책연구에 수록된 전병욱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의 논문 ‘국외 원천 수동적 소득 관련 현행 과세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따르면 국내 주식·채권에서 배당받는 동학개미가 해외 주식으로 배당받는 서학개미보다 세금을 더 내는 역차별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배당·이자 소득에 붙는 지방소득세 1.4%가 해외 배당·이자 소득에는 적용되지 않는 데서 비롯됐다. 전 교수는 2025년 상반기 실적을 바탕으로 추산한 연간 역차별 피해 규모를 약 243억 원으로 추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우리가 배당을 너무 안 하는 나라”라며 “배당을 촉진하기 위한 세제 개편이나 제도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지난 8일 “자본의 이동은 수익률 자체보다도 제도와 규칙에 대한 신뢰 여부에 더 크게 좌우되고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세법은 이러한 정책 방향을 담고 있지 못하다.
국내 주식·채권 투자자에게는 이자·배당 소득에 대해 원천징수세율 14%에 지방소득세 1.4%를 더한 15.4%가 적용되는 반면 미국 주식 배당 소득의 경우 조세 조약상 제한세율 15%만 내면 과세가 종결된다. 배당만 놓고 보면 미국 주식 투자자는 국내 주식·채권 투자자보다 0.4%포인트 유리한 셈이다. 다만 양도소득세의 경우 국내 주식 소액 투자자들은 사실상 비과세 혜택을 받는 반면 해외 주식에 대해선 연 250만 원 초과 차익에 22%가 부과된다. 올해부터 고배당 요건 충족 기업에 한해 배당 소득 분리과세가 시행됐지만, 2000만 원 이하 소액 구간 세율은 여전히 15.4%로 역차별 구조는 해소되지 않았다.
문제는 이 격차의 실질적 영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외화증권 배당금은 2021년 4억1941만 달러에서 2024년 13억2882만 달러로 3년 새 3배 이상 늘었다. 2025년 상반기에만 이미 10억560만 달러로 2023년 연간 수치를 반기 만에 뛰어넘었으며 이 가운데 92.4%가 미국 주식에서 발생했다. 동시에 보고서는 현행 세법이 국가 재정에도 구멍을 내고 있다고 짚었다. 전 교수는 2025년 상반기 실적을 바탕으로 추산할 때 해외 배당·이자 소득에 지방소득세를 징수하지 못하는 탓에 발생하는 지방세수 누수가 연간 기준 312억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상민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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