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TF, 피의자 제출 영상 분석 중
한국측 시설 무단사용 정황 담긴 듯
민간인들의 무인기 북한 침투 사건을 수사 중인 군·경 합동조사 태스크포스(TF)가 민간인 피의자들로부터 북한의 개성공단 불법 가동 정황이 담긴 항공 촬영 영상을 제출받아 분석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우리 민간인들이 북한에 무인기를 침투시킨 행위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남북 관계 개선을 추진 중인 가운데, 정작 북한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침묵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문화일보 취재 결과, TF는 일반이적죄 등 피의자로 입건된 대학원생 오모 씨 등으로부터 최근 이 같은 영상 파일을 임의 제출받았다. 지난해 11월 22일 오 씨가 날린 무인기는 3시간가량 북한 일대를 비행했는데, 11분가량은 개성공단 상공에 머물렀다. 이때 촬영된 영상에는 북한 측이 한국 측 시설을 무단 사용하는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2016년 개성공단을 폐쇄했다. 하지만 영상에는 폐허가 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인근 도로를 북한 버스와 자전거가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개성공단 내 건물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 차량이 공장 사이를 오가는 모습, 주황색 트럭이 공장 건물 앞에서 후진 주차를 하는 모습 등도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씨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이유에 대해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를 직접 측정하려 했다”고 밝혀 왔는데, 개성공단을 촬영한 이유에 대해서는 “공익 차원이고, 불법 가동 정황을 촬영해 군 관계자 등에게도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 재산이 남아 있는 개성공단 불법 가동 정황을 북한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다. 통일부는 위성사진과 열감지 카메라를 통해 개성공단 현황을 간접 파악 중이지만, 상공에서 불법 가동 정황이 직접 포착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에 따라 우리나라의 군사상 이익을 해하거나 적국의 군사상 이익을 공여하면(일반이적죄) 중범죄로 처벌받는다. 오 씨 측은 북한의 개성공단 불법 가동 장면 촬영을 두고 우리 국민 재산 보호에 필요한 정보 획득이라는 입장이지만, 수사·재판 과정에서 북한을 도발한 행위로 인정될 가능성도 있다.
김린아 기자, 강한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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