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F-16 10여대, 서해 대규모 훈련 중 中 J(젠)-16, J-11B 전투기들과 한때 대치

美日연합공중훈련 기간 16~18일 동해와 서해에 B-52H 4대 출격…러 정찰기 보내

미 공군 전략 폭격기 B-52H가 2024년 12월 서태평양에서 일본 자위대 소속 F-15 전투기의 호위 속에 합동 훈련을 하고 있다. 일본 자위대 홈페이지 캡처
미 공군 전략 폭격기 B-52H가 2024년 12월 서태평양에서 일본 자위대 소속 F-15 전투기의 호위 속에 합동 훈련을 하고 있다. 일본 자위대 홈페이지 캡처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진영승 합참의장이 지난 18일 서해상에서 주한미군 전투기들이 훈련 중 중국 J(殲·젠)-16, J-11B전투기들과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주한미군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안 장관은 당시 상황을 보고받은 직후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전화해 항의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미군 측은 훈련에 앞서 우리 군에 훈련 사실을 통보했으나, 구체적인 비행 목적이나 계획 등은 설명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영승 합참의장도 브런슨 사령관에게 전화해 항의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진 의장이 훈련기간 중 브런슨 사령관과 공조통화를 실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장관과 진 의장이 서해 미중 전투기 대치 관련 브런슨 사령관에게 직접 항의한 것은 대중 관계에 있어 민감한 서해에서 실시되는 주한미군의 구체적인 공중 훈련 계획을 공유해주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미·일 양국은 설연휴기간인 지난 16일과 18일 동해와 동중국해에서 연합 훈련을 실시했으며 미국의 대표적 전략자산 B-52H 전략폭격기 4대가 참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령 괌 등지에서 출격한 B-52H는 18일 제주도 남방에서 대만으로 이어지는 동중국해에서 훈련을 하다가 북상해서 한때 서해에도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과정에서 러시아가 IL-20 정보수집기를 독도를 비롯한 일본 북부 동해 공역상으로 투입하는 등 긴장이 고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도 18~19일 서해상에서 별도 훈련을 진행했다. 주한미군의 F-16 전투기 10여대가 이틀간 100여 차례 이상 출격, 전례 없는 대규모 훈련이란 평가가 나온다. 일본 열도에서 대만과 필리핀을 연결하는 방어선인 ‘제1도련선(島連線)’ 안에서 미국의 전략 자산과 일본 자위대, 주한미군 전투기가 사실상 동시에 전개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제1도련선에서의 중국 견제를 강조했다.

2024년 9월 23일, 군산 미공군기지에서 F-16 전투기가 ‘울프 팩(Wolf Pack)’ 연례 훈련을 위해 비행하고 있다. 울프 팩 훈련은 서해에서 정기 해상 근접 항공 지원 및 구조 훈련이다. 주한미공군 홈페이지 캡처
2024년 9월 23일, 군산 미공군기지에서 F-16 전투기가 ‘울프 팩(Wolf Pack)’ 연례 훈련을 위해 비행하고 있다. 울프 팩 훈련은 서해에서 정기 해상 근접 항공 지원 및 구조 훈련이다. 주한미공군 홈페이지 캡처

주한미군 F-16 전투기 10여대는 지난 18일 훈련 차원에서 오산기지를 출발해 서해상에서 대규모 비행 훈련을 벌였다. 전투기들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과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차디즈) 사이, 양측 구역이 중첩되지 않는 구역까지 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전투기가 CADIZ 가까이 접근하면서 중국도 J-16, J-11B전투기를 출격시켰고, 미중 전력이 한때 서해상에서 대치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다만 서로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는 일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 중국방공식별구역( CADIZ)  중첩구역 등 한중일 방공식별구역(ADIZ) 지도. 국방부 제공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 중국방공식별구역( CADIZ) 중첩구역 등 한중일 방공식별구역(ADIZ) 지도. 국방부 제공

이와관련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0일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이 최근 황해에서 중국 측과 마주하는 공역에서 활동했다”며 “인민해방군이 법과 규정에 따라 해·공군 병력을 조직해 전 과정 감시·경계하고 효과적으로 대응·조치했다”고 전했다.

환구시보와 중국 인터넷 매체는 황해가 중국의 핵심 경제지대와 수도권에 인접해 있으며 북쪽으로 보하이해(渤海), 남쪽으로 동중국해와 연결된 해상 관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미군이 P-8A 대잠초계기, RC-135 전자정찰기, B-1B 전략폭격기 등을 서해 일대에 투입해 활동했다고 중국 인터넷 매체는 소개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명목상 ‘항행의 자유’ 활동이지만 실제로는 중국 연안의 레이더 배치, 함정 동향, 전자파 스펙트럼 정보 수집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매체는 한반도 정세가 민감하고 대만해협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미군이 서해에서 존재감을 강화하는 것은 전략적 시험 성격을 띤다고 평가했다. 이런 움직임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아래 중국에 대한 전방 압박의 일환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매체는 이번 대응이 과거의 수동적 추적과 달리 ‘조기경보-식별-동반 비행-이탈 유도’로 이어지는 일체화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동부전구가 연안 레이더와 조기경보기, 전자정찰함, 함재 방공체계를 연계해 다층 감시망을 운용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J-16, J-11B 전투기가 출격해 가시거리 내에서 동반 비행을 하며 무선 경고를 실시했다고 한다. 매체는 지난해 동부전구의 미군 정찰기 경고 출격 횟수가 전년 대비 40% 증가하고 평균 대응 시간이 15분 이내로 단축됐다는 수치도 제시했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미국이 제안한 한미일 연합 공중훈련을 우리 정부가 거절했다’는 내용의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한미 동맹 및 한미일 안보협력은 공고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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