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의 인기가 치솟는 가운데 보관과 처치 등이 어려운 주사 대신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는 ‘경구용 비만약’ 출시로 인해 글로벌 제약사들의 경쟁이 한층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사용 비만약으로 현재 시장을 선도하는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는 물론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등 기존 대형 제약사들까지 경구용 비만약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2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5일 미국에서 공식 출시한 노보노디스크의 먹는 ‘위고비 알약’은 출시 직후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로이터통신은 위고비 알약이 출시한 지 2주 만에 처방 횟수가 2만6000건을 넘었다고 전했다. 위고비 주사를 앞세워 비만약 시장을 개척한 노보노디스크가 알약으로 눈을 돌린 것은 경구용 비만약이 주사제보다 비용·보관·처치 등 다양한 부문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비용의 경우 기존 위고비 주사를 맞기 위해서는 월 1000달러(약 135만 원)가량이 필요한 반면 알약으로 대체할 경우 7분의 1수준인 월 149달러로 해결할 수 있다. 냉장 보관이 필수적인 주사제와 달리 알약은 이 같은 제한이 없어 유통이 쉽고, 바늘 공포증이 있는 일부 환자들에게도 접근성이 높다. 이 같은 장점을 가진 위고비 알약을 앞세워 노보노디스크는 최대 경쟁사인 일라이릴리의 주사제 ‘마운자로’에 뺐긴 비만약 시장 점유율을 되찾겠단 심산이다.
이에 질세라 일라이릴리도 경구제 ‘오포글리프론’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일라이릴리는 오포글리프론의 비용이 하루 커피 1잔 값이 될 것이라고 예고하며 저렴한 비용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오포글리프론의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 목표날짜는 오는 4월이다. 일라이릴리는 미국 외 40개국에서도 해당 약품의 허가 신청을 마쳤다. 특히 오포글리프론의 경우 공복 상태 유지와 물 섭취 제한 등 복용 조건이 까다로운 위고비 알약과 달리 체내 흡수가 용이하고 음식 섭취 제한도 없어 편의성 측며에서 향후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 제약사 외에 기존 강자였던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도 비만약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경구용 비만약 ‘엘레코글리프론’의 임상 2상 성공을 발표하며 올해 하반기 글로벌 3상 진입을 선언했다. 화이자는 지난해 4월 경구용 비만약 ‘다누글리프론’ 임상 과정에서 부작용을 발견하며 개발은 중단하는 악재를 겪었지만 같은해 11월 바이오텍 기업 멧세라를 인수하며 재차 비만약 개발에 나섰다. 화이자가 이번에 개발하는 비만약은 주사제이지만 기존 주사들과 달리 월 1회만 투여해도 된다는 장점 때문에 향후 효과가 입증된다면 시장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 업계는 경구용 비만약이 오는 2030년 비만 치료제 전체 시장의 30%를 차지할 걸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급성장하는 시장 이면에 각종 부작용을 둘러싼 안전성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 또 비만 치료제에 대한 온라인 불법 유통과 가짜 치료제 판매도 문제로 지적된다.
박상훈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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