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2조 원이 넘는 돈이 이란으로 흘러간 정황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란에서 1500개 이상의 바이낸스 계정에 접근한 정황이 포착됐고, 10억∼17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이란과 연계된 법인·단체에 흘러간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낸스 내부 조사팀은 수상한 자금 흐름을 확인해 경영진에게 보고했지만, 경영진은 몇 주 뒤 이 조사에 참여한 직원 최소 4명을 해고하거나 정직 처리하는 등 오히려 인력 정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낸스는 중국계 캐나다인인 자오창펑(趙長鵬)이 2017년 설립한 뒤 불과 수년 만에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로 성장했다. 코인게코가 집계한 시장점유율에서 바이낸스는 39.2%로 독보적인 1위에 올랐다. 다만 성과 뒤엔 그늘도 있다. 자금세탁방지법(AML) 위반 혐의로 2023년 미국 법무부에 43억 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합의금 지불에 합의했고, CEO 자리에서 물러난 자오는 4개월간 복역하기까지 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사면받았다.
바이낸스가 세계 최대 거래소라면 미국의 대표 거래소는 2012년 설립된 코인베이스다. 나스닥 상장으로 미국 최초의 상장 가상자산 거래소가 되기도 했다. 공동 창립자인 브라이언 암스트롱 CEO는 올해 새해를 맞아 코인베이스를 ‘세계 1위 금융 앱’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가상자산뿐 아니라 주식·예측 시장·원자재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는 ‘만물 거래소’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파생상품 중심 거래소 바이비트는 지난해 2월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로 지목된 해커로부터 가상자산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킹 피해를 입었지만, 위기를 극복하고 코인게코 시장점유율에서 바이낸스에 이어 2위(8.1%)에 올랐다. 국내 1위 업비트는 세계 10위(5.5%)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