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항만公 등 ‘북극항로 포럼’
“탄소배출량 줄여도 해빙 소멸
중위도 기상이변 등 대비해야”
부산항 ‘라스트 포트’로 부상
“글로벌 물류산업 거점 준비를”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해에서 겨울철에도 해빙(海氷)이 나타나지 않는 무빙해(無氷海) 현상이 최소 2050년 이전에 출현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북극항로 이용 등에 대한 적응 전략을 앞당겨 수립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한 북극항로의 허브항만이 될 부산항도 환적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등의 과제를 시급히 마무리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부산항만공사(BPA)·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극지연구소(KOPRI)·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등 4개 기관은 지난달 27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제2회 친환경 북극항로 포럼을 공동 주최했다. 이날 진경 KOPRI 정책협력부장은 주제 발표에서 “북극 해빙 시스템이 이미 돌이키기 힘든 티핑포인트(임계점)를 지났거나 온난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북극항로 이용, 생태계 변화, 중위도 기상 이변에 대한 적응 전략을 10년 이상 앞당겨 수립하는 등의 사회적·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진 부장의 발표에 따르면 2021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6차 보고서에 이미 2050년 이전 북극 무빙해 출현이 예상됐다. 특히 2020년 교토의정서 만료 후 2021년부터 적용된 파리협약의 기후위기 대응 목표인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 상승’을 달성하더라도 무빙해가 출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진 부장은 “기존의 기후 모델들은 북극 해빙이 녹는 속도를 실제 관측치보다 느리게 예측하는 경향”이라며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IPCC 6차 보고서의) ‘SSP1-2.6’ 시나리오에서도 2050년 이전 해빙 소멸은 피할 수 없으며 온실가스 농도를 산업화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더라도 북극 해빙은 예전 모습으로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비가역성 상태”라고 강조했다.
북극 해빙의 이 같은 변화는 북극항로 항행 조건의 변화로 이어진다. 우선 과거 7∼9월에 한정됐던 항행 가능 시기가 10∼11월까지 확장되고 다년생 빙(氷)이 사라지고 단년생 빙이 주를 이루면서 쇄빙선 없이 항행 가능한 구역이 확대되는 등 북극항로의 접근성이 향상된다. 반면 악조건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북극 온난화와 해빙 감소로 날씨 변동성과 예측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얼음이 사라진 ‘오픈워터’가 넓어지는 만큼 △파도가 커지는 물리적 공간 확대 △풍속 증가 △극한의 파고 증가로 선박 안정성이 위협받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유빙과 선박 간의 충돌 위험성도 높아진다. 이에 진 부장은 “북극항로의 계절적 운항 가능성은 확대됐지만 해빙 변동성, 지정학적 긴장, 극지해역 운항선박 국제규정인 ‘Polar Code’ 규제 등은 운항 결정에 구조적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며 “북극항로는 단순한 항로 개척이 아니라 신뢰 기반 운용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극항로가 활성화될 경우 부산항은 미주항로와 북극항로를 아우르는 세계 항로의 ‘라스트 포트’(Last Port·마지막 출발항)로 부상하게 된다. 따라서 각 항로로 향하는 선박들의 최종 환적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김근섭 KMI 항만연구본부장은 부산항의 6개 주요 과제로 △글로벌 환적 허브 기능 강화 △특화 화물 유치 △친환경 벙커링 생태계 구축 △특수선 수리·조선 기능 확보 △북극항로 정보 허브 구축 △북극항로 지원 기능 고도화를 제시했다.
송상근 BPA 사장은 “4개 기관이 함께 힘을 모아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북극항로 시대의 개막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며 “안정적인 북극항로 활용을 위해 부산항이 선제적으로 준비함으로써 글로벌 해운물류 산업의 거점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적극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준희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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