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킬러’ 이승엽 요미우리 자이언츠 타격코치의 조언

 

“10년 이상 日 못이겨 아쉬움

공 둥글어 어디로 튈지 몰라

당일 컨디션·호흡 매우 중요

팬들이 납득할 경기 펼쳐야”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이승엽 타격코치가 지난달 27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의 셀룰러필드에서 문화일보와 만나 자신이 현역 시절 일본을 상대했던 경험을 조언하고 있다.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이승엽 타격코치가 지난달 27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의 셀룰러필드에서 문화일보와 만나 자신이 현역 시절 일본을 상대했던 경험을 조언하고 있다.

오키나와=글·사진 정세영 기자

“원 팀으로 밀어붙여라.”

이승엽(50)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타격 코치는 현역 시절 ‘일본 킬러’로 불렸다.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국제무대에서 일본을 상대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기 때문이다.

2000 시드니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이 출발점이었다. 당시 일본의 에이스였던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상대로 8회 결승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한국에 동메달을 안겼다. 2006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일본전에서는 1-2로 뒤진 8회 1사 1루에서 역전 결승 우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2008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에서도 일본을 상대로 8회 결승 홈런을 터뜨리며 승부를 갈랐다. 굵직한 한·일전마다 결정적 한 방을 남겼다는 점에서 ‘일본 킬러’라는 수식어는 과장이 아니었다. 국제대회 한·일전 명승부의 한복판에는 언제나 이 코치가 있었다.

지난달 27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의 셀룰러필드에서 만난 이 코치는 2026 WBC에 나서는 야구대표팀 이야기가 나오자 일본을 콕 집어 언급했다. 이 코치는 “잘해야 한다. 10년 이상 일본을 이기지 못했다”면서 “일본과의 승패를 떠나 국가를 대표해 나가는 만큼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 팬들이 승패에 대해 납득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경기를 펼쳐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야구대표팀은 오는 5일 개막하는 WBC에서 일본·대만·호주·체코와 함께 조별리그 C조에 편성됐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2위 안에 들어 2라운드(8강)에 든다는 각오다.

2023년 이 대회 우승팀인 일본은 조별리그 1위가 유력하다. 객관적 전력에서도 일본이 한국과 대만에 비해 한 수 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일본은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 기쿠치 유세이(LA 에인절스),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등 현역 메이저리거 8명을 앞세워 역대 최강 전력을 꾸렸다.

오는 5일 체코전으로 1라운드 일정을 시작하는 야구대표팀은 7일 일본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이 코치는 “올해 일본 대표팀은 디테일이 좋고 투수력이 강하다. 솔직히 레벨 차이가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도 철저히 준비했다. 전력 차이는 있지만 팀워크와 선후배 관계에서는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원 팀으로 뭉치면 격차를 줄일 수 있다. 경기 당일 컨디션과 팀워크, 호흡이 중요하다. 부족한 부분은 그런 쪽으로 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코치는 20년 전인 2006년 WBC의 기억도 떠올렸다. 당시 한국은 1라운드에서 일본, 2라운드에서 미국을 꺾고 4강에 올랐다. 이 코치는 “그때 미국을 이길 줄 알았겠나. 선후배들이 끈끈하게 뭉쳐 좋은 경기를 펼쳤다. 야구는 공이 둥글어 어디로 튈지 모른다.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 선수들이 승리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 좋은 경기를 펼쳐 한국 야구가 약하지 않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지금은 세계 랭킹도 많이 떨어져 있다. 이번 대회가 중요하다. 철저히 준비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야구대표팀은 지난달 28일 오키나와 캠프를 마무리하고, 오사카로 이동했다. 2일 교세라돔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스와의 경기에서는 3-3으로 비겼다. 대표팀은 3일 같은 장소에서 오릭스 버펄로스와 평가전을 치른 뒤 곧바로 도쿄로 이동할 예정이다.

정세영 기자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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