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로 매도 압력 커도 ETF 완충 역할 기대” 전망도
“요즘은 어르신들도 현금 보따리를 싸 들고 와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달라고 하실 정도입니다.”
코스피 6000 시대를 맞아 전 세대를 아우르는 ‘ETF 광풍’이 주식시장의 판을 바꾸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21조 원대 순매도를 쏟아냈는데도 지수가 크게 흔들리지 않은 배경으로는, 기관 순매수로 집계된 15조 원대 ‘개인 ETF 자금’이 완충 역할을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악재 속에서도 이 같은 개미 방어선이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1조5999억 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은 14조8593억 원, 개인은 4조350억 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증시를 떠받친 기관 순매수의 세부 내역을 보면 국민연금기금이 6816억 원을 순매도했고 보험이 1조101억 원을 팔았다. 전통적인 ‘큰손’들이 매도에 나선 가운데, 증권사로 분류되는 ‘금융투자’가 15조9582억 원을 사들였다. 기관 순매수의 상당 부분이 금융투자에 집중된 셈이다.
이는 개인 ETF 매수 확대와 맞물린 구조적 거래라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이 ETF를 사면, 해당 ETF를 시장에 공급하는 유동성공급자(LP·증권사)는 ETF를 만들어 팔기 위해 그 안에 담긴 주식을 같은 비율로 사들여야 한다. 반도체 ETF에 자금이 몰리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편입 종목을 바스켓대로 매수하는 방식이다.
실제 지난달 자금은 코스닥150·KODEX200·반도체 테마 ETF로 집중됐다. 코스콤체크에 따르면 순유입 기준 ‘KODEX 코스닥150’ 2조3054억 원, ‘TIGER 반도체TOP10’ 1조4113억 원, ‘KODEX 200’ 1조3704억 원이 유입됐고, 상위 10개 ETF로만 9조2126억 원이 몰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급 구조가 지정학적 리스크나 대외 충격 국면에서도 일정 부분 하방 경직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는 전날 보고서에서 “이란발 중동 사태로 외국인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지만, 최근 국내 증시의 수급 주도권이 개인과 ETF로 이동한 점은 완충 변수” 라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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