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
6·3 지방선거 공직 사퇴 시한이 오는 5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공천이 쟁점이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요소로는 구도와 바람(風), 그리고 후보자라는 인물을 꼽는다. 그런데 이번 선거의 구도는 ‘내란 세력 심판’으로 수렴될 가능성이 크다. 2025년 12월 11일 공개된 전국지표조사(NBS)(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2. 8∼10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12·3 계엄을 내란으로 인식한다는 응답이 64%에 이르렀다.
이러한 여론이 형성된 상황에서 지난 2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맞다는 1심 법원의 판결까지 나오면서, ‘계엄=내란’이라는 등식은 사실상 사회적 상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절연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만큼, 선거 구도가 ‘내란 세력 심판’으로 고착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처럼 구도가 일찍이 굳어질 경우, 야당이 선거 전략상 활용할 수 있는 또 다른 변수인 ‘바람의 형성’도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국면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결국, 국민의힘이 기대할 수 있는 마지막 변수는 후보자의 역량과 인물 경쟁력뿐이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이정현 전 대표는 “정치는 자리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내려놓을 때 완성된다”며 6·3 선거에서 당 소속 현역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불출마를 촉구했다. 이는 참신한 인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히지만, 동시에 현역 프리미엄을 스스로 포기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소문에 불과하지만, 다수의 현역 의원을 지방선거 후보로 ‘차출’한다는 말들이 나온다. 그런데도 이런 소문을 그냥 흘려 들을 수만은 없다.
현재 국민의힘 의석은 107석이다. 이 중 일부가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한다면, 자칫 개헌 저지선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사퇴 이후 보궐선거를 통해 의석을 보충하면 된다는 반론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의 여론 지형상 국민의힘이 공석이 된 지역구를 다시 확보할 것으로 낙관하긴 어렵다. 그런 만큼 소수라도 의원을 차출할 경우, 더 큰 부담을 초래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아울러, 현역 프리미엄의 전략적 가치를 과소평가해서도 안 된다. 지방선거의 경우 ‘줄 투표’ 경향이 있음을 감안해 현역 단체장의 인지도도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다.
반대로,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편이다. 그렇다고 공천 과정이 순탄하기만 하리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른바 ‘명청 갈등’이 공천 국면에서 다시 표면화할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내부 갈등이 증폭된다면, 민주당의 공천 과정 또한 진흙탕 양상으로 비화할 여지를 배제할 수 없다.
양당이 이번 지방선거를 어떠한 전략과 방식으로 치르느냐는 2028년 총선의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각 당의 지역 조직이 활성화할지 여부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공천에서도 전략적 마인드가 필요한 것이다.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