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2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을 불태우겠다”며 봉쇄를 선언했다. 중동 지역 미군을 총괄하는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 해협 입구인 오만만의 이란 함정 11척을 격침했다면서 항행 자유 보장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란은 이미 민간 선박 5척을 공격한 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의 정유시설까지 공격하는 등 국제전으로 비화시키려 한다.
두바이유는 7% 가까이 급등했고 코스피는 3일 한때 4% 넘게 급락해 6000이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도 1467원까지 치솟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곧바로 금융·실물 경제로 전이되는 양상이다. 페르시아만과 오만만 사이의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해상 원유 교역량의 27%가 지나는 요충지다. 대형 유조선이 지나는 깊은 수로는 이란 쪽에 치우쳐 있다. 이란이 1988년과 유사하게 기뢰 부설로 선박 운항 속도를 늦춘 뒤 선별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뚫고, 글로벌 물가도 0.6∼0.7%포인트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는 국제 해상운임이 80% 급등할 것으로 우려했다. 한국 수입 원유의 70% 이상, 액화천연가스(LNG)의 20%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물가·환율·금리·증시 전반에 걸친 복합 충격이 불가피하다. 올해 2%의 힘겨운 성장 회복세마저 꺾일 수 있다. 정부와 민간이 보유한 2억 배럴(221일분)의 비축유가 단기적 완충장치로 작용해 다행이다. 하지만 실물경제 충격을 최소화하려면 최악 상황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 홍해 송유관을 통해 원활한 원유 수입이 가능하도록 S오일 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와 협력을 강화하고, GS에너지와 한국석유공사가 지분을 보유한 아랍에미리트(UAE)산 원유도 후자이라항에서 한국행 유조선에 최우선 선적되도록 공급선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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