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반복되는 수용시설 비극
인천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인 색동원에서 발생한 시설장의 성폭력 및 학대 의혹은 과거 영화 및 소설 ‘도가니’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광주 인화학교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형제복지원과 선감학원 등 과거 수용시설에서 발생한 인권유린이 공론화된 이후 처벌 규정과 제도 개선이 이뤄졌음에도, 수용시설 내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는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4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색동원에 입소한 남녀 장애인 33명 중 22명은 부모나 형제가 없는 ‘무연고’ 상태였다. 이에 따라 이들을 찾는 외부인은 극히 드물었고, 대다수의 입소자는 사실상 24시간 내내 시설 종사자들하고만 교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폐쇄적 환경은 2005년 큰 파문을 일으켰던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과 닮았다. 당시 인화학교 교장과 행정실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이 청각장애 학생 9명을 상대로 성폭력을 일삼고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피해 학생 대다수가 무연고자였던 탓에 피해 사실이 외부로 드러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사건은 공지영 작가의 소설 ‘도가니’와 이후 출시된 영화를 통해 재조명됐고, 범행 주범으로 지목된 행정실장은 지난 2013년 징역 8년형이 확정됐다.
앞서 연고 없는 ‘부랑자’들을 교화하겠다는 명목으로 설립된 선감학원과 형제복지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인권유린 사건이 있었다.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1982년까지 운영된 선감학원에서는 설립 목적과 달리 4700여 명의 아동·청소년을 강제로 수용한 뒤 조직적인 강제 노역·폭행 등의 가혹행위가 저질러진 사실이 밝혀졌다. 부산 형제복지원에서도 ‘부랑인 단속’을 명분으로 3000여 명의 무고한 시민이 감금됐으며, 수용자 성폭행·살인 등이 발생해 최소 5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형제복지원 수감 피해자들은 국가와 부산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현웅 기자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