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아시아 각자도생
나토, ‘우크라 종전’ 러 억제 필요
“이란 핵역량 유럽 위협” 美 지지
獨총리, 트럼프 만나 힘 실어줘
튀르키예 전략적 모호성 유지중
‘中충돌’ 대만·일본은 공습 지지
대화 나누는 美·獨
미국이 이란에 전격적인 공습을 가하는 등 힘에 의한 질서를 추구하고 나서자 세계 각국이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다. 미국의 지원이 필요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아시아 동맹국들은 미국의 이란 공습을 지지하고 나섰다. 반면 중동 문제에서 추구하는 이점이 다른 프랑스와 튀르키예 등은 미국과 거리를 두고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3일(현지시간)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북마케도니아 스코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은 핵무기 능력과 탄도 미사일 역량을 갖추는 데 근접했었다며 “이는 중동뿐 아니라 여기 유럽의 우리에게도 커다란 위협”이라며 미국의 공격을 옹호했다.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해 러시아 억제가 필수적인 나토에 미국의 군사력이 절실한 점을 고려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뤼터 총장은 미국이 나토 동맹국이고, 이란이 다른 나토 동맹국의 군사기지를 공격하고 있지만 이번 무력충돌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것은 명백히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한 작전”이라며 “다수의 동맹이 핵심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이는 작전의 일부라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하며 중국과 밀착하던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역시 기조를 급선회했다. 메르츠 총리는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이스라엘과 미국 군대가 전쟁 조기 종결을 위해 올바른 일을 하고 있기를 희망한다”며 이란의 새로운 정부 수립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미국의 구상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다만 “지난달 28일 공격 이후 급등한 가스와 석유가격이 우리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며 전쟁의 조속한 종식을 촉구했다.
반면, 미국과 이란 간 핵협상 중재자를 자처했던 튀르키예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미국의 공습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이란이 아랍 국가들을 공격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튀르키예는 이란이 중동의 패권국이 되는 것도 싫지만, 이란 붕괴로 국경지대 쿠르드족 독립 세력이 커지는 것도 우려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유럽 독자 안보’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유럽 핵우산 확대’를 천명하며 핵 추진 항공모함 샤를 드골호를 지중해로 급파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영국·키프로스 등과 연대해 자국민과 중동 내 동맹국을 보호하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와 거리가 먼 서유럽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면충돌하고 있다. 스페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스페인의 기지 사용 불허를 이유로 “스페인과의 모든 무역을 중단할 것”이라고 위협한 것에 대해 반박 성명을 냈다. 스페인 정부는 미국이 민간 기업들의 자율성과 국제법, 미·유럽연합(EU) 간 무역 합의를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에선 중국과 충돌 중인 대만과 일본이 미국의 이란 공습을 지지하고 나섰다. 대만은 “이란 국민이 조속히 자유·민주주의·인권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고, 일본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은 절대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종혜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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