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태와 관련, 확전 및 장기화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원·달러 환율이 뉴욕시장에서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달러 인덱스도 99.33으로 전일 대비 0.96% 올랐지만, 유독 원화 가치의 낙폭이 컸다. 환율이 1500원을 뚫은 것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 환율은 1600원까지 치솟았다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로 진정된 바 있다. 전일 7% 넘게 폭락한 코스피는 4일 오전에도 8% 넘게 밀려 5400선도 무너졌고, 브렌트유는 배럴당 81.96달러까지 올랐다. 고유가·고환율·고물가의 3고(高) 공포가 동시다발적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글로벌 투자기관들은 이번 사태에 한국이 가장 취약할 것이란 경고를 쏟아내고 있다. 씨티은행은 “브렌트유가 연평균 62달러에서 82달러로 20% 오르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0.45%포인트 낮아지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6%포인트 더 오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ING도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절대적인 한국·대만·베트남·태국 등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 경제 규모가 세계 12위지만 원유소비량은 7위다. 국내총생산(GDP) 1만 달러당 원유소비량도 세계 최고 수준인 5.63배럴이다. 한마디로 심각한 석유의존형 경제 구조다.
유가가 급등하면 물가·환율·금리 등에 복합 충격이 불가피하다. 기업의 원가 부담을 키우고, 수입 물가를 밀어 올려 경상수지가 악화된다. 또, 물가가 오르면 소비를 위축시켜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 최악의 경우엔 물가 상승 속에 경기가 침체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그늘이 짙어진다. 원유 공급망 확보에 주력해 실물경제 충격을 최소화하는 게 급선무다. 거시정책 중심은 경제 안정으로 옮겨야 한다. 환율 변동성과 주식 반대매매 위험이 커진 만큼 금융 불안에도 대비해야 한다. 긴급 유동성 공급 시스템을 정비하는 등 3고 쇼크의 방화벽을 쌓는 데 집중할 때다.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