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심한 ‘냉온탕 장세’
이틀간 20% 빠졌다가 ‘급반등’
개미들 손절-존버 갈피 못 잡아
빚투가 증시 발목잡을 우려 커져
신용거래융자 잔고 32조 최고치
매수 사이드카
이틀 동안 20% 이상 하락하며 극심한 공포에 빠졌던 코스피가 5일 급반등하면서 ‘반전 드라마’를 썼다. 다만 순식간에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변동성 확대 장세로 투자자들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난 ‘빚투’(빚내서 투자)가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전 거래일 하락폭을 만회하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래에셋증권이 오전 11시 기준 15.75% 오르는 등 직접적으로 증시 호황 수혜를 입는 증권주들의 상승폭도 컸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에코프로가 17.12%, 알테오젠이 8.43% 오르는 등 주요 종목 대부분이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4일 코스피 순매수로 전환한 외국인은 오늘도 이틀째 순매수하며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장 초반 증시가 급등 양상을 보이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동시에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피가 이틀 동안 1000포인트 이상 빠졌다가 하루 만에 600포인트 이상 반등하는 등 극심한 ‘냉온탕 장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표정에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코스피 6000 돌파로 ‘포모’(FOMO)에 주식시장으로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이 손절매와 ‘존버’(끝까지 버티기)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취업준비생 이성원(26) 씨는 “고민하다가 취업 준비용 포트폴리오 영상을 찍기 위해 모아뒀던 돈을 주식에 투자했는데, 하루 만에 전쟁이 터져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직장인 김지은(28) 씨도 “이란 사태 직후 해외 증시가 버티는 모습을 보고 국내 주식을 추가 매수했다가 마이너스 두 자릿수대 수익률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증시가 큰 폭으로 뛰면서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지만, 세계 주요국 증시 중 가장 큰 변동성을 보이는 코스피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단기간 급등에 따른 피로감뿐 아니라 원화 가치 변동성 심화, 반도체 대형주 위주 쏠림 현상 등이 ‘증시 널뛰기’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극단적인 변동성 장세 속에서 불어난 차입투자 위험도 여전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2조8040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급등기에 차입을 늘려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자금이 몰렸지만 4일 지수가 급락하면서 담보가치가 훼손돼 강제 청산 압력이 커지기도 했다. 문제는 이러한 반대매매 물량이 시장에 한꺼번에 쏟아질 경우 하락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급등기에는 신용잔고가 누적되고, 급락기에는 담보 부족 물량이 연쇄적으로 출회되면서 ‘투매의 악순환’을 유발한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극심한 장세에서 차입 투자가 확대될수록 시장의 상·하방 변동성 모두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재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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