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이란 테헤란에서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AFP 연합뉴스
4일 이란 테헤란에서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 빈도가 급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집중 공격으로 무기고와 발사대가 큰 타격을 입으면서 발사 능력이 약화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란이 탄도미사일 대신 드론 공격에 의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쟁 첫날에 비해 이란이 발사하는 탄도미사일 수가 급감했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중 작전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랍에미리트(UAE) 국방부에 따르면, 전쟁이 개시된 이후 이란이 UAE를 향해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총 189발이다. 전쟁 첫날인 지난달 28일에만 137발이 쏟아졌지만, 전쟁 5일차인 4일 정오 기준으로는 단 3발 발사에 그쳤다. UAE는 이번 전쟁에서 미사일 발사 및 요격 관련 데이터를 가장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 나라다.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도 이날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 횟수는 전투 첫날에 비해 86% 감소했으며, 지난 24시간 동안만 해도 2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란이 발사대와 미사일 등 자원이 고갈된 상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서방 당국자는 “이란의 미사일 타격이 감소하기 시작한 것은 발사대를 파괴하고 시스템을 무력화하려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노력 덕분”이라며 “이란이 현재 수준의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역량은 며칠 남지 않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의 정보 고문을 지낸 리넷 누스바허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발사대와 미사일은 물론, 액체 연료와 발사대 가동용 디젤까지 모두 파괴해 자원이 고갈된 상태”라고 분석했고,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의 파비안 호프만 연구원은 타격 빈도의 급감이 전술적 변화라기엔 너무 극적이라며 “미사일 자체가 바닥났다기보다는 발사대가 고갈되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반면 이란이 장기전에 대비해 의도적으로 무기를 아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 이란 간 ‘12일 전쟁’ 당시에도 이란은 이스라엘의 요격망 재고가 바닥난 후반부를 위해 최고급 미사일을 아껴두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싱크탱크 해군분석센터(CNA)의 데커 에벌레스 연구원도 이번 발사 감소가 소모전 전략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발사대 부족과 자국 영공 통제 실패 상황에서 이란이 선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전략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탄도미사일 발사를 줄이는 대신, 샤헤드 자폭 드론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 어디서든 쉽게 숨겨 발사할 수 있어 공습에 덜 취약하기 때문이다. UAE 국방부 데이터에 따르면 이란의 드론 발사 감소 폭은 완만한 편이다. 현재까지 UAE를 향해 총 941대의 자폭 드론이 발사됐으며, 4일 발사된 129대 중 121대가 요격됐다. 30∼50㎏의 탄두를 탑재한 이 드론들은 바레인 마나마의 미국 해군 기지, 카타르의 미군 레이더 시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미국 대사관 등 주요 시설을 타격한 바 있다.

김유정 기자
김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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