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교단 송금액 90%는 한국으로
일본 법원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하 가정연합)에 대해 해산 명령을 내리면서, 논란이 된 고액 헌금의 배경에 한국 본부의 지시가 있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5일 요미우리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도쿄고등재판소는 전날 판결에서 가정연합 일본 교단의 고액 헌금 문제가 한국 본부의 방침과 무관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고(故) 문선명 전 총재와 한학자 총재가 일본 교단에 “일본 신자들은 무리해서라도 세계 각국을 위해 경제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방침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한국 본부가 일본 교단의 헌금 규모가 충분하지 않다며 질책한 사례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특히 2022년 아베 신조 전 총리 사망 이후에도 일본 교단 간부들이 본부 방침을 거절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단은 일본 교단의 고액 헌금 권유가 한국 본부의 지시에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지난해 3월 1심 법원 판단과는 다른 부분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분석했다.
재판부는 일본 교단의 재정 구조도 공개했다. 일본 교단 수입의 97% 이상이 신자들의 헌금에서 나왔으며, 회계연도 기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연간 헌금 예산은 404억~560억 엔(약 3765억~5219억 원) 규모였다. 일본 교단 간부들이 신자들에게 목표 달성을 요구하면서 2021년까지는 목표액의 80~90%가 실제로 모였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또 일본 교단은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매년 약 83억~179억 엔(약 774억~1천668억 원)을 해외로 송금했으며, 이 가운데 90% 이상이 한국으로 보내졌다고 설명했다.
가정연합 일본 교단은 이번 도쿄고등재판소 판결에 따라 청산 절차와 함께 고액 헌금 피해자에 대한 구제 절차에 들어갔다. 교단 자산은 지난해 초 기준 약 1040억 엔(약 9692억 원)으로 알려졌지만, 헌금 피해자들의 잠재적 피해액은 1천억 엔(약 9320억 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닛케이는 교단이 재산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거나 피해액을 모두 변제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 피해 구제 절차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마이니치신문은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가정연합과 일본 집권 자민당 간의 유착 의혹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정연합은 일부 자민당 의원의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 자금을 내는 방식 등으로 일정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일본 중의원(하원) 최대 야당인 중도개혁 연합의 오가와 준야 대표는 “제3자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설명 책임을 다하지 않은 인물도 있다”며 자민당 측에 추가 해명을 요구했다.
김무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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