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WBC 체코戰 11-4 승 ‘사기충천’… 내일 일본과 격돌

 

홈런 4방 등 화끈한 장타력

첫 경기 징크스 말끔히 털어

 

이정후 “체코戰만큼 하면된다”

위트컴 “모든 것 보여 주겠다”

문보경 “日은 꼭 이기고 싶다”

고영표 “냉철하게 투구할 것”

도쿄 = 정세영 기자

“오늘처럼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 야구대표팀의 간판타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말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야구대표팀 타선이 한껏 달아올랐다. 이제 시선은 일본전으로 향한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조별리그 C조 체코와의 첫 경기에서 홈런 4개를 앞세운 화끈한 장타력을 과시하며 11-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는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한국 야구를 괴롭혀왔던 ‘1차전 징크스’를 시원하게 털어낸 것이다. 한국이 WBC 1차전에서 승리한 건 2009년 2회 대회 이후 17년 만이다. 한국은 2006년 대회(3위)와 2009년 대회(준우승)에서는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모두 4강 이상의 성적을 냈다. 반면 2013년과 2017년, 2023년 대회에서는 1라운드 첫 상대였던 네덜란드와 이스라엘, 호주에 덜미를 잡히며 모두 조별리그 탈락에 그쳤다.

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 때부터 심상치 않았던 공격력이 본 무대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문보경(LG)이 1회 말 선제 만루 홈런을 터뜨렸고, 셰이 위트컴(휴스턴 애스트로스)은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렸다. 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도 홈런을 보태며 장단 10안타로 11득점을 올렸다. 이정후와 김도영(KIA) 등 상위 타선의 주축 타자들도 안타를 신고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지긋지긋하게 이어졌던 1차전 징크스를 털어내자 대표팀의 자신감도 더욱 살아났다. 화끈한 공격력을 장착한 대표팀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다음 경기인 일본전으로 향하고 있다.

한국은 오는 7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일본을 상대한다. 한·일전은 국제대회에서 늘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한국의 마지막 승리는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준결승에서 거둔 4-3 역전승이다. 이후 10년 넘게 프로 선수들이 출전한 한·일전에서 일본을 이긴 적이 없다.

일본은 2023년 대회 우승팀이다.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등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하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며, 전력 어느 한 곳에서도 빈틈을 찾기 어려운 팀이다. 한국전 선발로 예고된 왼손 투수 기쿠치 유세이(LA 에인절스)도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이다.

결국 한국이 내세울 무기는 한껏 달아오른 타격이다.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대표팀 감독은 4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좌우 균형이 잘 잡힌 타선이 훌륭하다”며 “우리 투수들이 실점을 최소화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류 감독은 “좋은 흐름을 이어가면서 모레 일본전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타자들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다. 문보경은 “일본에는 존경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이기고 싶은 상대이기도 하다. 좋은 모습을 보여 꼭 이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표팀에서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보이는 위트컴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보여주고 싶다. 두려워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 4번타자 안현민(KT)은 “우리 팀의 목표는 1라운드 4전 전승”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일본전에서 등판 가능성이 높은 고영표(KT)는 “한·일전은 준비하면서 마음속에서 끓어오르는 무언가가 있다. 그래도 냉철하게, 준비했던 것을 잘 살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세영 기자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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