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브리핑
“밀가루값 내려도 원가10%”
정부 가격인하 압박에 한숨
미국·이란 전쟁발(發) 원가 부담 상승 와중에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라면 업계가 냉가슴을 앓고 있다. 대표 서민 음식인 라면은 경기 체감 바로미터로 꼽히는 만큼, 먹거리 물가 관리에 고삐를 죄는 정부 기조에 따라 결국 업계가 백기를 들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5일 오후 서울역 인근에서 농심·오뚜기·삼양식품·팔도 등 라면 업계 주요 4개 사 실무진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최근 시장 동향과 업계 애로사항 등을 청취했다. 대외적으로는 시장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취지로 시사됐지만, 업계는 사실상 정부가 라면 가격 인하 메시지를 명확히 한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중동 정세와 관련해 어려운 점이 없는지 확인하면서도 장바구니 물가 안정이 민생 안정의 시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며 “결국 ‘라면 가격 인하’라는 메시지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 아니겠냐”고 했다. 다른 관계자도 “정부가 지난 2월 출범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를 언급하며 공정한 거래를 강조했다”며 “사실상 최근 물가 인하 기조에 동참하라는 신호를 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직후 “라면 한 개에 2000원 한다는데 진짜냐”고 했던 발언이 재차 거론돼, 라면 가격에 대한 국민 관심이 커지는 점도 가격 조정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라면 가격은 개당 1000원 안팎이다.
라면 업계 4사는 당장 가격 인하를 고려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내수 침체와 최소 동결을 압박받는 가격 정책 부담이 겹치면서 수익성 악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미국·이란 전쟁으로 국제 정세가 요동치면서 원자재·에너지·물류비·환율 부담이 커진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밀가루값이 내리고 곧바로 제빵 업계가 가격 인하를 발표한 점이 주목받고 있지만, 라면의 경우 원가에서 밀가루가 차지하는 비중이 10∼20%에 불과하다”며 “각종 비용 증가 변수가 커 당장 가격 인하는 고려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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