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법부 배제된 사법체계 개편
사법3법 시행 앞 침통함 휩싸여
법왜곡죄 등 관련 대비책 부족
전국 법원장 후속조치 논의 예정
헌재는 재판소원 도입 준비 착수
39년 만에 사법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편 3법’ 시행이 확정되면서 사법부가 무력감과 침통함에 휩싸인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한 국회에서 법안이 추진되는 동안 사법부가 여러 차례 ‘공론화’ ‘숙의’를 요청했지만 사법부 의견이 원천 배제된 가운데 입법 절차가 완료된 데 따른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사법개편 3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실무과정에서의 혼선을 줄이기 위한 후속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사법개편 3법을 의결하면서 해당 법안 시행이 확정된 가운데 사법부는 뾰족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고심만 거듭하는 모습이다. 특히 전국법원장회의를 통해 한 차례 우려 입장을 밝혔을 뿐 전국법관대표회의, 각급법원판사회의 등을 통한 법원 전체 목소리를 모으지 못하면서 무기력한 모습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사법개편 3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던 조희대 대법원장은 사흘째 침묵을 지켰다. 민주당이 법원행정처 폐지와 고위 법관 출신 변호사 개업 및 수임 제한 등을 골자로 한 추가 입법 카드까지 만지작거리지만 대응책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법조계에서는 사법개편 3법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후속 대응에 총력을 모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판소원은 헌법재판소가 법원 판결을 취소할 경우 이후 재판 등 절차에 관한 논의가 전무한 상황으로 실무적 어려움이 예상된다. 대법관 증원에 관해서도 재판연구관 배치나 하급심 인력 조정, 전원합의체 운용 등 대응이 필요하다. 법왜곡죄 시행으로 법관 고소·고발이 난무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에 대해서도 대책 마련이 불가피하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일단 법안이 통과돼 시행되는 상황에서 법을 제대로 시행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일 듯하다”고 말했다.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대법원장이 대국민 메시지를 내서 사법개편을 우려하는 국민과 법관을 우선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며 “향후 난무할 법관 대상 고소·고발에 대비해 법원 내 국선전담변호사 조직으로부터 법관들도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예산 확보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경 전 한국여성변호사회장도 “법은 통과됐지만 해석과 집행이 남아 있다”며 “법조문은 추상적인데 현실적으로 해석하고 집행하면서 운용의 묘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행정처는 12~13일 충북 제천에서 열릴 전국법원장간담회를 통해 후속 조치를 논의할 방침이다.
한편 헌재는 재판소원 제도 도입을 앞두고 준비에 착수했다. 헌재 관계자는 “중견급 연차의 헌법연구관을 투입해 재판소원 전담 사전심사부를 운영하기로 하고, 인력 배치를 마쳤다”고 밝혔다. 헌재는 재판소원 사건 이름을 ‘재판취소’로 붙이고, 사건번호는 권리구제형 헌법소원 사건에 부여되는 ‘헌마’로 하기로 했다. 법원 재판 전자기록 유통을 위해 법원과의 업무 협의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은 6일 서울 종로구 헌재 청사로 출근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재판소원 제도 도입에 담긴 국민의 뜻과 기대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대법원 판결 중 일부만 재판소원으로 이어져도 1만5000건 정도가 추가 접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후민 기자, 황혜진 기자, 이재희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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