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피의자 구속심사선 “군사기지 촬영영상 확보 못했다”
은닉 가능성 피력…물증 확보 못하면 ‘무리한 수사’ 비판 불가피
민간인 3명이 북한에 무인기를 침투시킨 배경을 수사하고 있는 군·경 합동조사 태스크포스(TF)가 구속된 피의자 오모 씨의 증거인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핵심 물증인 우리나라 군부대 촬영 영상을 확보하지 못해 수사·재판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TF는 6일 오 씨 등 민간인 3명에게 일반이적죄, 항공안전법 및 군사기지법 위반 등 3가지 혐의를 적용,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4차례에 걸쳐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인천 강화도에서 북한을 향해 무인기를 날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북한에 추락한 무인기를 통해 우리나라 군사 기밀을 북한에 노출시키고,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키는 등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침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에 따르면, TF는 최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오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무인기 카메라 SD 카드에 해병대 2사단 예하 부대 위치 등 국가안보에 위험을 초래하는 정보가 담겼다”면서도 “민간인 피의자 모두 군사기지 촬영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현재까지 군사기지를 촬영한 영상은 확보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추락한 무인기는 (북한에 있기 때문에) 저장된 영상 확보를 담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TF가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무리하게 수사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또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수월하게 발부 받는 등 수사 편의를 위해, 상대적으로 중형에 처해지는 군사기지법 위반 및 일반이적죄 혐의를 적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도 있다. 법원이 “압수물의 증거능력이 훼손됐다”고 판단할 경우 피고인들에게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TF는 오 씨 등이 무단으로 날린 무인기가 우리나라 군 부대를 찍었고, 무인기가 북한에서 추락하면서 비행경로와 촬영영상 등 군사비밀이 북한에 노출됐다고 보고 물증을 찾고 있다. 이를 근거로 국가정보원 등 배후 의혹이 제기된 국가기관들을 압수수색 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 씨는 “비행경로 설정에 사용한 노트북은 쓰레기장에, 무인기 부품은 어느 바닷가에서 버렸다”고 TF에 진술했다. TF는 증거물 확보를 위해 수색에 나섰지만, 노트북과 무인기 부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앞선 영장심사에서도 오 씨의 증거인멸 시도 정황과 우리나라 군 부대 촬영 여부가 쟁점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씨는 “무인기가 북한에 들어섰을 때 촬영이 시작되는 (자동) 스위치가 부착돼 우리 군부대는 애초에 찍히지 않는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에 대해 TF는 “거짓 진술로, 오 씨가 수사 초기부터 물적·인적 증거를 인멸 중”이라며 “무인기 촬영 영상 원본을 제3의 장소에 은닉하고 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양측이 진실공방을 벌이자, 법원은 오 씨가 경찰과 언론에 제공한 영상 메타정보에 수정 기록이 있는 점 등을 확인하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린아 기자, 강한 기자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