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값이 휘발유값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가운데 지난 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경유가 휘발유 값보다 비싼 ℓ당 2050원에 판매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유 값이 휘발유값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가운데 지난 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경유가 휘발유 값보다 비싼 ℓ당 2050원에 판매되고 있다. 연합뉴스

기름값 뛰어도 운임은 그대로

전문가 “체감물가 연쇄 인상 우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며 화물차 기사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경유 가격이 휘발유보다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현실화하면서 월간 기름값이 120만∼130만 원씩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운임은 그대로여서, 부담은 고스란히 화물차 기사들의 몫이다.

7일 화물차 업계에 따르면, 전국으로 화물차를 운행하는 A 씨는 하루 12시간 이상, 500㎞ 안팎을 달리며 2일에 1회꼴로 평균 200ℓ의 경유를 넣는다. 그런데 일주일 새 기름값이 ℓ당 1500원대에서 1900원 수준으로 치솟았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가격은 ℓ당 1890.73원이었다. 지난달 넷째 주(1594.1원)에 견줘 300원 가까이 뛰었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A 씨의 경우 유류비가 월간 120만 원 더 들어가고, 이는 가계에 직접적 타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A 씨의 경우 차량 비용, 정비·수리비, 세금 등을 빼고 수익이 500만 원 정도인데, 이게 400만 원 밑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기름값이 올랐다고 운임을 더 주는 화주사는 없다고 한다. 유가 상승분이 전부 기사 부담으로 전이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이 운송비, 농축산물, 외식 물가 등 전반적 체감 물가를 연쇄적으로 밀어 올릴 위험성도 지적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화물 운송이 가장 먼저 비용 상승의 압박을 받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생산·유통 전 분야의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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