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5월 19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대형 컨테이너선 등이 항행하고 있다. AP통신 뉴시스
지난 2023년 5월 19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대형 컨테이너선 등이 항행하고 있다. AP통신 뉴시스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수 많은 유조선, 컨테이너선들의 발이 묶이면서 사실상 바다 위 주차장으로 전락했다. 이에 쿠웨이트가 석유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 산유국들의 연쇄 감산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AFP, 로이터 등에 따르면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 KPC는 성명을 통해 “이란의 지속적인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대한 위협이 이어지고 있다”며 “예방적 대응 차원에서 원유 생산과 정제 처리량을 일부 축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계약상 의무 이행을 일시적으로 면제하는 ‘불가항력(Force Majeure)’ 조항을 발동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불가항력은 전쟁이나 자연재해 등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계약 이행 지연이나 중단에 대해 책임을 면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다.

쿠웨이트는 걸프 해역 가장 안쪽에 위치해 호르무즈 해협 통과해야만 대부분의 원유와 석유제품을 수출할 수 있다.

걸프 지역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조선 운항이 어려워지면서 원유 저장 시설이 빠르게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산유국은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통로다. 하루 약 2000만 배럴의 원유가 이 해협을 통해 이동한다.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우회 송유관을 통해 일부 물량을 대체할 수 있다. 다만 우회 공급 능력은 하루 500만~600만 배럴 수준에 불과해 전체 물동량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정유업계는 원유 도입 차질 가능성을 가장 큰 리스크로 보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를 해외에서 들여와 정제해 제품을 생산하는 구조다.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 원유 도입 일정이 지연되면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초 배럴당 50~60달러대에 거래되던 UAE산 무르반 원유 선물 가격은 이달 현재 95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사태가 길어지면, 무르반 원유 선물 가격이 조만간 100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현진 기자
유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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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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