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세계는 중국의 1~2월 무역지표와 11일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연이어 발표되면서 연초 글로벌 경기 흐름과 통화정책 전망이 다시 요동칠 수 있는 한 주다. 유럽에서는 수감 중인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의 부패 재판이 시작되며, 터키 국내 정치의 긴장과 대외 관계에도 여진이 예상된다. 여기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란 제재와 시리아 화학무기 문제 등 중동 현안을 연이어 다루면서, 미국·이스라엘·이란을 둘러싼 전쟁 국면이 외교전으로 번지는 흐름도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미국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 속 쿠웨이트에서 전사한 미 육군 제103지속지원사령부 소속 장병 6명(제프리 오브라이언 소령, 코디 코크 대위, 로버트 마르잔 준위, 니콜 아모르 상사, 노아 티에트젠스 상사, 데클런 코디 하사)의 유해 귀환식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CPI 발표…연준 ‘금리 경로’ 재조정하나=미국 노동부는 11일(현지시간)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한다. 물가 지표는 연준의 금리 경로를 가늠하는 핵심 변수로, 결과에 따라 달러, 미 국채금리, 뉴욕 증시가 동시에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은 최근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졌는지, 특히 서비스 물가와 주거비 등 이른바 ‘스티키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내려왔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건은 ‘전체 물가’뿐 아니라 세부 항목이다. 에너지·식품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흐름, 임금과 맞물리는 서비스 물가 둔화 여부가 연준의 판단에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며 위험자산 선호가 위축될 수 있고, 반대로 둔화 폭이 커지면 완화 기대가 재부각될 수 있다. 13일에는 미국의 GDP(2차 추정치)와 개인소득이 함께 발표되고, 미시간대 소비심리(예비치)도 예정돼 있어 ‘물가–성장–소비’를 한꺼번에 점검하는 구간이 될 전망이다.
AFP 연합뉴스
◇중국 1~2월 무역지표…수출·내수 온도계=중국은 10일 1~2월 합산 무역지표를 발표한다. 중국 통계는 춘절 영향으로 월별 변동이 큰 편이어서 합산 수치가 자주 활용되는데, 이번 발표는 중국 경기의 ‘수출 탄력’과 내수 회복 정도를 가늠하는 자료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수요가 둔화하는 국면에서 수출 증가세가 유지되는지, 수입이 늘어나며 내수·투자 수요가 살아나는지에 따라 시장 해석도 달라질 수 있다.
품목·지역별 구성도 관전 포인트다. 미국·EU 등 선진국향 수출이 둔화하는지, 동남아·중동·중남미 등 신흥시장향이 이를 보완하는지에 따라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 수입 지표는 소비재뿐 아니라 원자재·중간재 흐름을 통해 제조업 가동과 투자 심리를 읽는 지표로도 활용된다. 한국 입장에서는 대중(對中) 교역과 제조업 사이클에 직결되는 변수인 만큼, 전기·전자 부품, 화학, 기계류 등 주요 업종의 체감경기와 맞물려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1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집회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수감 중인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의 사진과 “CHP는 승리하고 터키가 이긴다!”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들고 있다. 검찰은 이마모을루 시장이 국가에 수십억 리라의 손실을 초래한 대규모 부패 네트워크를 주도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2000년이 넘는 징역형을 구형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터키 이마모을루 재판 개시…정치 불안·대외관계 변수=9일 터키 실리브리에서는 수감 중인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의 부패 재판이 시작된다. 야권의 상징적 인물로 꼽히는 이마모을루 시장에 대한 사법 절차는 터키 국내 정치의 긴장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재판 진행과 법원의 판단이 향후 야권 결집 및 정국 운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판이 장기화할 경우 지방정치와 중앙정치의 갈등 구도가 더 선명해지면서 시위·집회 등 거리 정치로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대외 관계에도 변수가 된다. EU·미국 등 서방은 터키의 법치·민주주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주시해온 만큼, 재판이 강경한 결론으로 이어지거나 정치적 탄압 논란이 커질 경우 외교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같은 날 브뤼셀에서는 EU 대사회의가 열리고 EU-중동 국가 지도자들의 역내 전쟁 관련 회담도 예정돼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역시 이란 제재와 시리아 화학무기 문제를 논의하는 등 중동 의제가 겹쳐, 이번 주는 ‘국내 정치 변수’와 ‘역내 안보 어젠다’가 동시에 맞물리는 흐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