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 연합뉴스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 연합뉴스

박형규 목사 사건, 서울중앙지검장도 무죄 구형 지시

임은정, 증거관계상 무죄 구형이 아니라 정치 연설문식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는 과거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의 ‘무죄구형’ 사건 2건을 언급하며 “정파적 이익에 봉사하는 정치인의 태도”라고 직격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며 박 부부장검사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제가 기억하는 2012년 임은정 검사의 무죄 구형의 진실’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임 검사장께서 언급하셨던 소위 ‘무죄구형’ 사건 관련해서도 대부분의 검사나 국민들은 임은정 검사가 정당하게 무죄를 구형하겠다고 하고 검찰 지휘부는 무조건적으로 막았다고 생각하실 것”이라며 이를 비판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박 부부장검사는 “(나무위키에는) 박형규 목사 사건에 대해서 지휘부는 백지구형을 지시했으나 임은정 검사는 이를 거부하고 무죄구형을 하였다는 취지로 되어 있다”면서 “제가 당시 같은 부 공판검사로서 바로 옆에서 겪었던 사건은 실체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처음에는 임은정 검사가 무죄구형을 하겠다고 했고 당시 서울중앙지방검사장님께서 (상당히 파격적으로) 흔쾌히 결재를 해주셨다고 알고 있다” “당시 검사장님께서 ‘증거관계상 어차피 무죄가 선고될 사안이라면 검찰이 무죄를 구형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라고 하셨다는 것”이라고 회고했다.

이어 “당시 공안부는 종례에 따라 백지구형을 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이었겠지만 검사장님께서 임은정 검사의 손을 들어주셨고 임은정 검사는 무죄 구형을 했다”면서 “문제는 당시 했던 논고였다. 증거관계상 무죄라고만 한 것이 아니라, 마치 하나의 정치적인 연설문 같은 논고를 읽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지어는 재판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싸인을 받기도 했다”면서 “이를 재판에서 돌아와 저에게 싸인을 보여주며 자랑을 하였던 것이 기억났고, 저는 초임검사임에도 ‘아무리 그래도 재판정에서 저래도 되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썼다.

박 부부장검사는 “만일 검찰에서 당시의 기소가 민주주의 탄압이었으니 반성적 관점에서 이에 무죄구형을 한다고 하려면, 그것은 검사장 그리고 나아가 검찰총장의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임은정 검사는 당시 사건을 수사하지도 않았고 온전한 증거를 검토하지도 않았는데도 자신의 독자적인 생각에 따라 검사직을 활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당시 검사장은 원칙대로 무죄 구형을 승인, 지시했지만 임은정 검사는 통상의 무죄구형인 것처럼 결재를 편취한 뒤 자기 마음대로 사건의 성격을 정치적으로 규정하고 이를 검찰의 입장인 것처럼 설파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대검과 중앙지검 지휘부는 진상을 보고하라는 지시를 했고, 또 다른 재심사건에서 임은정 검사가 무죄 구형을 하겠다고 하니, 이제는 지휘부에서 결재를 해주기가 어렵게 됐다”면서 “임은정 검사가 결재를 이용하여 결재받지 않은 권한까지 행사하면서 이를 사적,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했기에 이후에는 그것에 제동이 걸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 뉴시스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 뉴시스

박형규 사건으로 백지구형 하고 재배당

재판정 몰래 들어가 문 잠그고 무죄구형

이어 “결론적으로는 임은정 검사가 양심상 백지구형을 하지 못하겠다고 하니 다른 공판검사에게 사건을 재배당하고 백지구형을 하기로 결정됐다”면서 “만일 임은정 검사가 결재받은 대로 담백하게 무죄구형을 했더라면 이후에 다른 재심사건에서도 임은정 검사 외의 다른 검사들도 무죄구형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후 익히 알려진 대로 임은정 검사는 위와 같은 재배당 지시도 무시한 채 재판정에 미리 몰래 가서 문을 잠그고 무죄구형을 한 후 무죄선고를 받고 그대로 퇴근했다”면서 “저는 초임이어서 상황을 다 이해하지는 못했음에도 이 모든 것이 ‘거대한 정치적 쇼 내지 레토릭’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쓴웃음을 지었다”고 술회했다.

박 부부장검사는 “임은정 검사가 출근하여 징계조사를 받으면서 제출했던 의견서를 저희에게 보여줘서 읽어보니 취지가 (정확히 기억해낼 수는 없겠지만) ‘재배당을 받은 후배 검사가 백지구형이라는 지시를 받고 양심에 어긋나는 일을 하게 되어 너무나도 괴로워 하기에 후배에게 짐을 지울 수가 없어 내가 부득이 문을 잠그고 구형한 것이다’라는 것”이었다며 “이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리둥절해 사실이 아니라고하자 면전에서 엄청 혼이 났다”고 했다.

그는 끝으로 “저는 이에 대한 얘기를 한번도 한적이 없다가 몇년 전에 하도 임은정 검사장님이 무죄구형 사건을 들면서 검사를 악마화 하기에 사실을 바로 잡는 차원에서 글을 썼다”면서 “임 검사장님, 제 기억은 이런데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으시냐. 하도 오래된 일이라 부정확한 부분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있으면 알려달라”고 했다.

임 검사장의 ‘무죄구형 사건’은 2012년 9월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박형규 목사와 1962년 특수범죄 처벌에 관한 특별법 위반(반국가행위)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1968년 출소한 윤길중 전 진보당 간사의 재심을 뜻한다.

당시 임 검사장은 박 목사 사건에선 “그분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으로 민주주의의 아침이 밝아 그 시절 법의 이름으로 가슴에 날인했던 주홍글씨를 뒤늦게나마 다시 법의 이름으로 지울 수 있게 됐다”면서 무죄 구형을 했다.

이후 윤 씨의 재심 사건에선 검찰 지휘가 무죄 구형이 아닌 ‘백지 구형’을 주문하고 사건을 재배당하자 직접 재판에 직접 들어가 무죄를 구형했고,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로 인해 임 검사장은 정직 4개월 처분을 받았지만 징계 취소소송을 냈고 대법원에서 임 검사장의 승소가 확정됐다.

김무연 기자
김무연

김무연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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