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부 모시는 날’ 제로화 캠페인
팀별로 주 1~2회 간부식사 대접
운영비 떨어지면 사비로 충당도
1개월 내 경험했다 답변 ‘11%’
경북도 익명신고 시스템 등 구축
울산 점심비용 ‘각자내기’ 생활화
안동=박천학·창원=박영수·울산=곽시열·광주=김대우 기자
비수도권 한 지방자치단체 부서에서는 지난해 팀별 순번을 정해 과장에게 점심식사를 대접하는 문화가 있었다. 이 부서는 4개 팀으로 팀별로 점심 예약을 한 뒤 과장과 동행했다. 한 공무원은 “매달 약 4차례의 식사대접에 운영비가 떨어지면 사비를 갹출하곤 했다”며 “젊은 공무원들 사이에서 내부 게시판에 원성이 올라오면서 사라졌다”고 말했다.
전국 공직사회가 이른바 ‘간부 모시는 날’을 완전히 없애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간부 모시는 날은 하위급 직원들이 순번을 정해 국·과장급의 점심식사를 챙기는 것이다. 간부들이 근무평정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에서 비롯됐다.
간부 모시는 날은 6개월 시보기간을 마치면 동료들에게 떡을 돌리는 ‘시보떡’과 함께 유연한 조직문화를 저해하고 하위직에게 심리적·경제적 부담을 주는 대표적인 구습으로 꼽혔다. 정부의 2차례 실태조사 결과,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불합리한 관행으로 상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모든 공직사회에선 캠페인과 함께 대책 추진에 나섰고 정부는 강력한 조치를 경고하며 3차 조사를 벌이고 있다.
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47개 중앙행정기관과 243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총 11만3404명 중 1만2557명(약 11.1%)이 최근 1개월 내 간부 모시는 날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정부 7.7%에 비해 지자체가 12.2%로 높았다.
간부 모시는 날을 경험했다는 응답자 중 빈도는 중앙정부는 주 1~2회(34%), 지자체는 주 1~2회(48%)였으며 ‘간부 모시는 날’이 지속하는 이유는 과장급 이상의 인사·성과 평가 주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 순으로 나타났다. 행안부는 앞서 2014년에 한 차례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경북도와 22개 시군은 익명신고센터(레드휘슬)를 활용, 간부 모시는 날과 관련한 피해 신고·접수 및 조사 체계를 촘촘히 구축했다. 경남도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근절 메시지를 담은 내부방송을 송출하고 홍보 포스터를 제작·게시했다. 울산시는 점심비용 ‘각자 내기’ 생활화, 간부공무원부터 본인 식사비 직접 결제하기 등을 중점과제로 삼아 개선에 나섰다.
인천경찰청도 간부 모시는날 근절 분위기 조성을 위해 홍보용 웹툰, 포스터를 제작하고 경찰청은 ‘더치페이’ 문화 조성에 나섰다.
한편,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월 인사혁신처 업무보고에서 간부 모시는 날 ‘제로(0)화’를 지시한 바 있다. 행안부는 사례가 적발되면 행동강령 위반에 따른 징계와 더불어 다수 발생기관 명단을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천학 기자, 박영수 기자, 곽시열 기자, 김대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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