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수비대 ‘완전한 복종’ 선언

美, 다시 참수작전 나설 가능성

9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전광판에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사진이 띄워져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9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전광판에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사진이 띄워져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 전문가회의가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57)를 차기 최고지도자로 8일(현지시간) 선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인물이 최고지도자로 선출되면서 참수 작전 재개와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이란 국영 IRNA 통신과 국영 TV는 모즈타바가 새 최고지도자로 추대됐다고 보도했다. 전문가회의는 성명을 통해 “오늘 임시 회의에서 존경하는 전문가회의 대표들의 결정적인 투표를 바탕으로 모즈타바를 신성한 이란 이슬람 공화국 체제의 제3대 지도자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긴박한 전쟁 상황과 적들의 직접적인 위협에도 한순간도 주저하지 않았다”며 “신중하고 포괄적인” 심의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란 국영 TV는 모즈타바가 “압도적인 찬성표”로 선출됐다는 성명을 낭독하며 국민에게 그를 중심으로 단결할 것을 촉구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직후 새 지도자에게 충성을 바치겠다며 ‘완전한 복종’을 선언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이슬람 공화국의 방어와 혁명 수호 임무를 새 최고지도자 아래에서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정규군도 “지도부의 명령에 따를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이란 안보 수장 격인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도 새 최고지도자를 중심으로 단결하자고 촉구하며 모즈타바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세습 논란에도 모즈타바가 이슬람혁명수비대 등 군부의 지지로 최고지도자에 오른 만큼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한 저항을 이어 갈 것으로 보여 이번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저항의 축(반미·반이스라엘 무장단체)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 등도 모즈타바 선출을 환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혀 왔던 모즈타바의 최고지도자 승계가 현실화되면서 모즈타바를 노린 참수 작전이 재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ABC뉴스 인터뷰에서 “그(이란 최고지도자)는 우리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우리의 승인을 받지 않으면 그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에 오를 경우 제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이란에서) 지도자가 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이는 모든 사람은 결국 죽음을 맞는다”고 발언한 데 이어 5일에는 “하메네이의 아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군과 이스라엘군이 2대(代)에 걸친 이란 최고지도자 참수 작전에 돌입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란도 폭격이나 특수부대 투입을 예견하고 대비할 가능성이 높아 참수 작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정지연 기자
정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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