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203명 UAE서 전세기 귀환

“1주일간 출국시도 했는데 실패

비행편 검색하다 쓰러지기도…”

우여곡절 끝 입국…눈물의 상봉

 

정부, UAE국적기로 귀국 지원

탑승 예정 53명 연락없이 안와

“내 새끼들 살아왔네”

“내 새끼들 살아왔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아랍에미리트(UAE)에 발이 묶였던 한국인 관광객 등 203명이 정부 전세기를 타고 9일 새벽 귀국했다. 이날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터미널에서 마중 나온 한 여성이 무사히 돌아온 손녀들을 끌어안으며 활짝 웃고 있다. 윤성호 기자

“공습경보는 계속 울리는데, 비행편이 없어서 못 돌아오는 줄 알았어요.”

9일 새벽 1시 35분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정부가 마련한 에티하드항공 전세기 편으로 귀국한 국민 203명이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으로 하나둘씩 걸어 나왔다. 입국장은 눈물을 훔치며 끌어안거나 이야기꽃을 피우는 가족들로 붐볐다. 지친 기색의 20대 여성은 대기하고 있던 어머니 품에 안겨 눈물을 터뜨렸다. 한 남성은 귀국한 어머니와 여동생에게 “너무 보고 싶었다”며 꽃다발을 건넸다.

이날 우여곡절 끝에 인천공항에 도착한 교민들은 전쟁으로 위급했던 UAE 현지 상황을 전했다. 4살배기 아들과 함께 귀국한 A(여·38) 씨는 “공습경보가 울릴 때가 제일 무서웠다”며 “전세기 이륙 직전에도 3번이나 (공습경보가) 울려서 끝까지 긴장했다”고 말했다. 어린 손주와 함께 두바이를 떠난 B(여·60대) 씨도 “원래는 5월에 한국에 들어오려고 했는데, 집 근처 기름 탱크에 폭탄이 떨어져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너무 무서워 서둘러 귀국했다”고 설명했다.

목발을 짚고 입국장에 대기하던 중년 남성 C 씨는 UAE 두바이의 한 미국계 회사에서 근무하는 첫째 딸을 만나기 위해 경기 화성시에서 인천공항까지 왔다고 했다. 그는 “딸이 두바이에서 나오려고 7일 동안이나 시도했는데, 항공편이 계속 취소되면서 마땅히 방법이 없었다”며 “이제라도 귀국해 천만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출장차 두바이에 방문했다가 발이 묶인 회사 대표를 마중 나온 D 씨는 “대표님 남편 분은 일주일 동안 비행편을 검색하느라 잠을 자지 못하는 바람에 끝내 쓰러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 정부가 마련한 첫 전세기에는 한국인 203명과 영국·프랑스·캐나다 국적의 외국인 배우자 3명 등 총 206명이 탑승했다. 애초 285명이 탈 예정이었지만 38명이 탑승 취소 의사를 밝히고, 53명은 별도 연락 없이 공항으로 오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사전에 신청하지 않고 공항에서 대기하던 12명이 전세기에 몸을 실었다.

정부가 전세기로 대한항공이 아닌 UAE 국적기인 에티하드항공을 활용한 이유는, UAE 공군이 공항 내에서 별도로 엄호할 수 있어 보다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주말 사이 전세기 탑승객을 포함해 1000여 명이 출국하면서 단기체류자는 약 3000명, 현지 교민 포함 1만8000여 명의 우리 국민이 중동에 체류 중이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란 전쟁과 관련해 우리 국민 25명과 이란 국적자인 우리 국민 가족 4명이 자국에 무사히 입국할 수 있도록 지원한 투르크메니스탄과 오만에서 출발한 자국 전세기에 우리 국민 4명의 탑승 및 이동을 지원한 싱가포르에 감사 서한을 발송했다.

이현웅 기자, 김혜웅 기자, 이정우 기자, 김대영 기자
이현웅
김혜웅
이정우
김대영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