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 강경파 향해 메시지

 

무리한 추진땐 통합 저해 우려

심각한 부분만 도려내자는 뜻

 

“번거로워도 혁명 아닌 개혁을”

‘진영논리 휘말려선 안돼’ 강조

비상경제점검회의

비상경제점검회의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에서 중동 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검찰개혁 등과 관련해 ‘외과 시술적 교정’을 언급한 것은 세부 의제를 둘러싼 갈등 탓에 개혁 작업이 좌초해선 안 된다는 뜻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여권 강경파의 반발을 진화해 당·청 갈등 재점화를 차단해야 한다는 의지도 깔렸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X에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권 강경파를 겨냥한 듯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 대통령은 “개혁은 외과 시술적 교정이 유용할 때가 많다”며 “아무리 어려운 개혁이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되, 개혁으로 인한 상처와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조심 또 조심해야겠다”고 적었다. 이어 “국민 통합과 개혁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과제를 모두 원만하게 이행하기 위한 제 나름 고심의 결과임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무리하게 개혁을 추진하면 국민 통합을 저해할 수 있는 만큼 문제가 심각한 부분만 빠르게 도려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고 한다”며 “지난하고 번거롭고 복잡하다고 (개혁이 아닌) 혁명을 할 수는 없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7일엔 “대통령이 되고 집권 세력이 되었다고 마음대로 다 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될 것”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검찰개혁의 세부 의제를 놓고 당·청 갈등이 다시 불거질 조짐을 보이자 이 대통령이 국정 동력을 훼손할 수 있는 여권의 분열을 막기 위해 직접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냉정하게 접근해야 할 개혁과제들이 특정인의 정치적 이익이나 진영 논리에 휘말리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것이다.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김용민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강경파들은 정부가 3일 국회에 제출한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법과 관련해 중수청의 수사 권한과 범위를 더 줄이고, 검찰총장 명칭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 대통령의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당·청 갈등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전날(8일) 회견에서 “지난번 당론을 정할 때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법사위에서 논의할 수 있게 했다”며 입법의 주도권은 당에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법원이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을 언급하며 “문제 인사에게 엄정한 책임을 묻되 무관한 다수 구성원들이 상처 입게 하는 것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문제 인사’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지칭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나윤석 기자
나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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