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에서
미국·이란 전쟁으로 세계 경제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視界) 제로’ 상태에 빠진 가운데 총파업 수순을 밟고 있는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도를 넘은 행위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9일 총파업을 위한 찬반투표에 돌입한다. 지난달 임금·단체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문제는 일부 노조 집행부의 겁박과 협박에 가까운 파업 참여 강요와 회사에 피해를 입혀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겠다는 태도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지난 5일 “회사를 위해 근무하는 자가 있다면 명단을 관리해 추후 조합과 협의가 필요한 강제 전배나 해고에 있어 이들을 우선 안내할 것”이라며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구성원을 강제 전배나 해고 1순위에 올리겠다는 말을 쏟아냈다. 이는 헌법이 보장한 쟁의권을 넘어선 명백한 공포정치다.
‘회사를 위하는 자’를 신고하고 포상하겠다는 식의 감시제도 도입은 ‘대립적 노사관계’의 구태에 젖어 동료 간 불신을 조장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자 갈라치기 행태다.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노조가 조합원들에게 보낸 공지문이다. 노조는 “파업 시 회사는 10조 원의 손실을 보지만 직원들의 손해는 4000억 원 수준”이라며 회사의 막대한 피해를 쟁의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회사를 망가뜨려서라도 이익을 챙기겠다는 해사(害社)적 발상은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을 저버린 행위다.
노조는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라는 명분을 위해 자사주 지급과 주택대부 지원 등 다른 구성원들에게 돌아갈 실질적인 복지 혜택마저 인질로 잡고 있다. 조합원 평균 연봉이 웬만한 중견기업 임원 연봉에 맞먹는 귀족 노조의 이 같은 행태는 오히려 국민적 위화감만 조성할 뿐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동료를 협박하고 회사의 막대한 손실을 정당화하는 구태의연한 공포정치를 즉각 중단하고, 구성원과 회사가 상생할 수 있는 책임감 있는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
김호준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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