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9일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원화가 주요국 통화 중 유독 약세를 보이고 있어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에너지 공급 차질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매로 달러 환전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규모는 17조3000억 원에 달했다.
9일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에서 149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 대비 19.1원(1.3%) 급등한 수준이다. 특히 장중 1499.2원까지 치솟으며 1500원 선을 위협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2일(종가 1496원·고가 1500원) 이후 가장 높다.
주요국 통화 중 원화 약세가 유독 두드러졌다. 지난달 27일 이후 이날까지 달러화 가치는 1.8% 상승한 가운데 원화 가치는 3.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엔화(-1.4%), 위안화(-0.8%) 등과 비교해도 원화 낙폭은 크다.
전쟁 발발 직전 1420원 선까지 떨어지며 안정세를 보이던 환율은 전쟁 이후 5거래일 동안 55.8원(3.9%)이나 급등했다. 전쟁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며 달러가 강세를 보인 데 더해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유가 급등의 여파를 더 크게 받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유가 상승이 국내 증시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외국인 순매도 흐름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전쟁 장기화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원화 가치 하락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환율이 1500원을 넘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96원까지 상승한 바 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중동 상황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국제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유 부총재는 “필요할 경우 적절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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