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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단 스캔들에 비판 확산

일본 정치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정치 세습이다. 다만 정치 세습이 권력 독점이나 국가 위기로 이어진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와 달리 일본에서는 정치 세습이 정치 체제 자체를 크게 흔든 사례는 드물다.

미국 외교전문지 디플로맷(The Diplomat) 등에 따르면 일본 중의원 의원 가운데 약 30%가 정치 가문 출신이며, 집권 자민당 의원의 경우 그 비율이 약 4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후 일본 총리 가운데도 정치 가문 출신이 다수를 차지한다.

대표적으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는 아버지 고이즈미 준야(小泉純也) 전 방위청 장관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정계에 입문했다. 그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사진) 방위상 역시 같은 지역구를 기반으로 정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에서 정치 세습이 반복되는 배경에는 선거 기반과 정치 조직이 가문 중심으로 이어지기 쉬운 구조가 있다. 일본에서 정치인으로 성공하기 위해선 지역 기반 지지층과 높은 인지도, 정치 자금을 의미하는 ‘지반·간판·가방(地盤·看板·포)’이 필요하다.

특히 일본 정치에서는 ‘고엔카이(後援會)’로 불리는 지역 후원 조직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엔카이는 특정 정치인을 중심으로 형성된 지역 기반 네트워크로 선거 때 표를 모으는 핵심 조직이다. 이러한 조직이 가문에 그대로 이어지면서 정치 세습 구조가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일본 정치 구조는 필리핀이나 태국 등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에서 나타나는 가문 중심 정치와는 다른 특징을 보인다. 1955년 자유당과 민주당이 합당해 자민당이 출범한 이후 장기간 집권 체제가 이어진 이른바 ‘1955년 체제’가 자리 잡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민당 내부에는 여러 파벌이 정책과 인사를 둘러싸고 경쟁하는 구조가 자리 잡아 있다. 총리 선출 과정에서도 파벌 간 협상이 중요한 역할을 하며 권력이 특정 정치 가문으로 집중되는 것을 일정 부분 견제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일본 정치에서도 정치 세습에 대한 비판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정치 세습 구조가 정치 체제 자체를 흔드는 위기로 이어진 사례는 많지 않았다. 다만 최근에는 정치자금 스캔들과 정치 불신 확대 등이 겹치면서 정치 세습 구조가 정치 참여 장벽을 높이고 세대교체를 늦추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지연 기자
정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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