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주 ‘무용한 것들’, 72×100㎝, 천, 혼합재료, 2025.
이명주 ‘무용한 것들’, 72×100㎝, 천, 혼합재료, 2025.

공부 중 음악을 듣는 이, 혹은 식사 중 TV를 보는 이, 보행 중 드라마 시청하는 이…. 멀티태스킹에 능하다 해야 할까. 한 가지로만 직성이 풀리지 않아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행하는 사람이 많다. 역사적으로나 지정학적으로 일인다역이 우리의 숙명이긴 하다. 수많은 창조적 성취 역시 이런 배경도 한몫한다.

다행인 것이 우리는 신문물 도입에 적극적이면서도 전통을 잘 계승 발전시키고 있음이다. 이 점에서 눈여겨볼 작가가 바로 이명주다. 섬유와 페인팅, 전통과 현대, 기술과 예술, 재현과 추상 등, 섭렵해온 것만도 헤아리기 어렵다. 특히, 최근 세종뮤지엄 전시에서 보인 ‘반짇고리 판타지’가 압권이다.

규방에서 꺼내온 평범한 헝겊들을 손질하여 환상적 화면으로 일구는 솜씨는 가히 마술적이다.

탈색을 시키면 청바지 천은 벽공이 되고, 무지 천은 자개 소반이 된다. 마름질로 꼴을 이루며, 바느질로 드로잉을 하여 봄의 찬가를 구수하게 전한다. 쓸모를 초월한 재료의 변신은 생활에서 또 하나 영감을 준다.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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