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70% 중동서 수입해 불안
제조업 흔들리면 수출도 타격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로 한때 배럴당 110달러 이상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가 일단 진정되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유가 추이를 주시하는 불안한 시선은 여전하다. 한국 경제가 이처럼 유가에 민감하게 요동치는 이유는 전체 원유의 약 70%를 중동에서 수입하는 구조적 취약성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내 석유제품 소비의 60% 이상은 산업용으로 소비되고 있어 유가가 뛰면 제조업 등 산업 전반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10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의 올해 1월 제품별·산업별 소비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총 석유소비 8189만9000배럴 중 64.6%가 산업용으로 사용됐다. 그중에서도 화학제품업이 93.9%로 압도적이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가 플라스틱·합성섬유·고무 등 다양한 화학제품의 원료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수송용은 26.4%, 가정·상업·공공용은 7.1%, 발전용은 0.3% 등에 그쳤다. 1월 동절기 특성상 등유·액화석유가스(LPG) 등이 난방용으로 소비되는 비중이 비교적 높았지만 전반적으로 산업용 비중이 압도적이었던 셈이다.
이처럼 원유는 국내에서 단순한 연료 용도가 아니라 석유화학·자동차 등 주요 수출산업을 떠받치는 기초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반면 한국의 에너지 수입의존도는 93.7%(2024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유 수입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도 71.5%(2024년)에 이르러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변화에 특히 취약하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중동 원유 공급망 차질 등이 빚어질 경우 국제 유가 상승으로 국내 제조업 전반의 원가 부담이 급증, 수출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수송용 경유·휘발유 가격 상승 역시 곧바로 국내 물류비 인상으로 이어져 전반적 물가수준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제유가 변동에 취약한 산업구조 탓에 지정학적 불안이 장기화하면 한국 경제의 물가·성장·경상수지 세 축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재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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