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와 금융시장이 뉴스 한 줄에 요동치는 ‘초불확실성’의 롤러코스터에 올라탔다. 이란 최고지도자로 강경파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선출됐다는 소식에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배럴당 119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전략 비축유 방출을 시사하자 곤두박질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은 매우 빨리 끝날 것”이라고 언급하자 단숨에 87달러까지 내려앉았다. 지정학적 변수에 시장이 극단적으로 흔들린다.
미국과 이란은 전력(戰力) 비대칭에 불구하고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셰일 혁명으로 세계 최대 에너지 수출국으로 거듭난 덕분에 상대적으로 느긋하다. 뉴욕증시는 하락했지만 S&P500 에너지지수는 올 들어 26%나 상승했다. 반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유가 200달러를 감당해 보라”고 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이어 주변국 에너지 시설까지 공격하는 물귀신 작전을 펼친다. 그 유탄에 한국·일본·대만 경제가 새우 등 터지는 처지다.
그동안 한국은 중동 정세를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 변수로 간주해왔다. 정부는 9일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도 유류세 인하 확대와 석유류 최고가격제 신속 시행 등 내부 방어벽을 쌓는 데 치중했다. 그러나 세계 7위의 원유 소비국인 한국은 더 이상 ‘새우’가 아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보유한 전략 비축유 12억 배럴 가운데 13%에 해당하는 1억5700만 배럴을 보유한 핵심 국가다.
IEA가 창설 이후 50년 동안 단 다섯 차례만 단행했던 비축유 방출까지 검토할 정도로 상황은 엄중하다. 한국도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 강력한 ‘전략 자산’인 비축유를 외교 레버리지로 활용할 필요도 있다. IEA와 비축유 방출의 시기와 규모를 조율하는 등 국제 원유 수급 조절에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글로벌 연대 강화를 통해 국익을 지켜내고 에너지 안보도 도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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