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아랍에 ‘미국과 단절’ 요구

제3국 통한 협상모색 가능성도

이란 국민들, 새 지도자에 충성맹세

이란 국민들, 새 지도자에 충성맹세

9일 이란 테헤란 중심부 엥겔랍 광장에서 시민들이 모즈타바 하메네이 새 최고지도자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집회에 참석해 이란 국기를 흔들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 조기 종식을 언급했지만 이란은 “전쟁의 끝을 결정하는 건 우리”라며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미사일 공격 범위를 넓히겠다며 전쟁 확대 의지까지 드러냈다. 다만 방공망 붕괴로 미국·이스라엘 공격에 속수무책인 상황이어서 이란 내 온건파들이 제3국을 통해 협상 메시지를 보내는 투트랙 전략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9일(현지시간) 이슬람혁명수비대 대변인인 라메잔 샤리프 준장은 국영매체를 통해 “전쟁의 끝을 결정하는 건 (미국이 아닌) 우리”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이 지역에서 단 한 방울의 석유도 수출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더욱 옥죌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란은 또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이용해 유럽과 아랍 국가들을 향해 미국·이스라엘과의 외교 단절도 요구하고 나섰다. 이슬람혁명수비대는 “미국과 이스라엘 외교관을 자국 영토에서 추방하는 유럽과 아랍 국가 선박은 호르무즈 해협을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남에게 국기 건네는 하메네이 포스터

차남에게 국기 건네는 하메네이 포스터

9일 이란 테헤란 중심부 엥겔랍 광장에서 한 시민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가 이란 국기를 모즈타바에게 넘겨주는 모습을 그린 포스터를 들고 있는 장면. EPA 연합뉴스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이와 함께 미사일 사정거리를 높이겠다고 밝혀 중동 다른 지역으로 전장을 확장할 수 있음을 밝혔다. 마지드 무사비 이슬람혁명수비대 항공우주군 사령관은 미사일의 발사 위력과 빈도를 늘리고 사거리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어 “이제부터 1t 미만의 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은 발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격 수위를 높이겠다는 방침을 내비쳤다.

이란의 군사적 반격이 계속되고 있지만 전쟁 장기화 시 민심 악화에 따른 체제 위험 등을 고려해 온건파 전직 대통령 등을 활용한 외교적 해법 모색 가능성도 제기된다. 개혁파 인사로 꼽히는 모하마드 하타미 전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은 그동안 서방과의 협상을 통한 긴장 완화 필요성을 강조해 온 대표적인 온건파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로하니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2015년 이란 핵합의 체결을 이끌며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한 바 있다.

실제 이란도 다른 국가들과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교차관은 이날 이란 국영TV를 통해 “러시아, 중국, 프랑스 등 여러 국가가 휴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엔 헌장에서 규정한 자위권 행사 종결 조건 중 하나가 그런 행동이 재발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휴전이 이뤄진다면 당연히 침략은 재발돼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정지연 기자
정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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