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 연합뉴스

‘사법 3법’ 통과후 무력감 팽배

“정파 따라 대법관 뽑힐게 자명”

사법개편 3법이 국회 본회의와 국무회의를 통과하는 등 정부·여당의 사법부 압박이 심화하는 가운데, 올 들어 법복을 벗은 법관이 60명을 넘어섰다.

10일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올 들어 3월 현재까지 퇴직한 법관은 62명으로 지난해 한 해 동안 퇴직한 법관의 70%에 육박했다. 최근 5년간 연도별 법관 퇴직자 수가 2021년 91명, 2022년 88명, 2023년 80명, 2024년 94명, 2025년 90명으로 매년 80∼90명 안팎인 데다 아직 3월 초임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많다는 분석이다. 퇴직 법관 증가에 대해 정치권의 사법부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는 데다 사법개편 3법 통과 과정에서 법관 사회에 무력감이 퍼진 영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고등법원 판사는 법관 퇴직 증가에 대해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은 지능순이라니 (나도) 그만둘 생각을 하고 있다”며 “사법개편 3법을 사전에 막지도 못했고, 대법원이 나서 법관을 보호해줄 생각이 없어 보여 앞으로 그만두는 판사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앙지법 판사 역시 “이번 주 전국법원장간담회를 한다는데 뾰족한 수를 낼 거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차라리 변호사 개업으로 살길을 도모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탄했다. 또 다른 수도권 법원의 부장판사 역시 “향후 선출되는 대법관들은 능력이 아니라 정파적 기준에 의해 뽑힐 게 자명하다는 공감대가 법관 사회에 있다. 어느 조직이든 무능한 상사와 일하기 싫지 않으냐”며 “법관들은 국민과 사법정의를 위해 묵묵히 일했는데 ‘판사 괴롭히기’ 목적이 분명한 법들이 버젓이 통과되는 상황에서 각자 일신의 안전을 도모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사법개편 3법이 이르면 이번 주 공포·시행을 앞둔 가운데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오는 12∼13일 충북 제천에서 법원행정처장과 각급 법원장 등이 참석하는 전국법원장간담회를 열고 사법제도 개편에 관한 후속 조치와 법왜곡죄 신설에 따른 형사법관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한다.

이재희 기자
이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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