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퍼 공정 활용 필수 원료
현재 비축분 6개월정도 그쳐
2차전지·화학업계도 비상등
‘원유뿐이 아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 경제 성장을 외날개로 떠받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의 핵심 원자재 공급망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공정 전반에 쓰이는 헬륨·브롬의 중동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데다 비축분마저 6개월에 그치고 있다. 에너지·2차전지·화학 등에 활용되는 41개 전략 소재의 중동 지역 수입률도 70%를 웃돌아 산업계 전반의 중동발(發) 공급망 불안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메모리 1·2위 기업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헬륨·브롬 등 핵심 원료 수급 차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며, 공급망 다변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헬륨과 브롬은 각각 반도체 웨이퍼 냉각과 식각(부식을 이용해 표면의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것) 공정에 활용되는 필수 원료로 꼽힌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에 수입된 헬륨의 64.7%가 카타르산이다. 브롬은 97.5%가 이스라엘에서 들어온다. 양사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업계의 헬륨·브롬 비축분 평균은 최대 6개월로 알려졌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피해가 발생한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에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들이 밀집해 있다는 점도 변수로 지목된다. 이 지역은 측정·검사 장비를 생산하는 주요 거점으로 일부 장비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공장에도 공급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캐나다와 호주, 아프리카 지역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수입 공급망 가운데 중동 지역 국가 의존도가 높은 품목도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보이지 않는 공급망 위기 : 한국 공급망의 착시와 조기경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중동 및 인근 국가 수입 의존도가 70% 이상인 ‘즉각 관리 대상’ 품목은 41개로 집계됐다.
주요 품목은 원유(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니켈 매트(튀르키예, 2차전지 원료), 정련동(튀르키예, 전기차·전선·건설 소재), 요오드(이스라엘, 반도체·정밀화학 원료) 등이었다. 보고서는 에너지 등 전략 산업 핵심 투입재가 포함돼 있어 파급효과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특정국 쏠림 현상도 문제로 지적됐다. 총 41개 즉각 관리 대상 품목은 튀르키예(24개), 이스라엘(4개), 사우디(3개) 등 상위 3개 국가에 75% 이상이 집중됐다.
김성훈 기자, 이근홍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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