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기관 올 전망 하향 불보듯

 

대다수 1%대 후반 예상했지만

연평균 유가 60달러대 기준잡아

韓 에너지 비용증가 불가피할듯

미국·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대로 튀어 오르면서 올해 유가가 60달러 선에 머물 것으로 가정한 주요 기관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수정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가 폭등세, 시장 불안을 잡기 위한 발언에 나섰지만 파괴된 정유시설 등을 재정비하는 데 드는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충격은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10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정부와 한국은행, 주요 기관들이 지난해 12월 이후 밝힌 올해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7∼2.1% 선이다. 하지만 이러한 전망치는 유가가 60달러 선에 머물 것이란 관측에 따른 결과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26일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2.0%)도 올해 연평균 유가를 64달러로 산정해 제시했다. 지난달 한은은 올해 상반기 유가를 배럴당 평균 65달러, 하반기는 63달러로 내다봤었다. 당시 한은은 “국제 유가는 최근 미·이란 간 군사적 긴장 고조로 상당 폭 상승하고 있으나 연중으로는 초과 공급 상황이 이어지며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이 같은 유가 전망은 정부를 비롯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 등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KDI의 경우 2월 수정 전망치 발표에서 국제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소비 회복세가 예상된다며 올해 성장률을 기존 1.8%에서 1.9%로 상향했다. 정부 역시 지난 1월 경제전망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2.0%로 제시하면서 물가 부문에서 국제 유가 하락이 예상된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AMRO의 경우 지난해 12월 “글로벌 에너지 비용 둔화에 힘입어 물가상승률은 한은 목표치(2.0%)에 근접한 수준에서 유지 중”이라고 밝히며 올해 성장률 전망을 1.9%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이란 전쟁이란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서 전망치 대대적 수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AMRO는 내달 지역경제전망을 발표하는데 수정된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3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유가가 연평균 100달러 수준으로 오를 경우 성장률은 최소 0.3%포인트 하락하고, 연평균 150달러에 이르면 최소 0.8%포인트 하락해 지난해(1.0%)와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전쟁 조기 종식으로 원유 가격이 80달러 아래로 내려올지도 미지수다. 특히 이란이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공격에 지속적으로 나서면서 정유시설이 큰 타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바레인은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 공격에 따라 향후 계약 이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인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카타르·쿠웨이트 에너지 생산업체도 불가항력 선언을 내놓는 등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신병남 기자
신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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