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무회의서 미군 무기반출 인정
“방위는 국가 스스로 책임지는 것
늘 외부지원 없을 때를 대비해야”
오산기지 이어 김해서도 장비 반출
안보공백 우려 일자 직접 진화 나서
“장관님 생각은요?”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주한미군의 방공 무기 반출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대북 억지력에 문제가 없다고 밝힌 것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안보 공백에 대한 불안감을 진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경기 오산에 이어 경남 김해 공군기지에서도 주한미군이 보유한 장비가 반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군 대비 태세에 대한 우려가 점점 확산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주한미군의 역할을 대북 견제에 국한하지 않는다는 ‘전략적 유연성’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주한미군이 자국의 군사적 필요에 따라서 일부 방공 무기를 반출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반대 의견을 내고 있지만, 우리 의견대로 전적으로 관철할 수 없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주한미군의 방공 무기 반출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군 안팎에선 패트리엇(PAC-3),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에이태큼스(ATACMS) 전술 지대지미사일 등 한국 내 미군기지의 핵심 전력이 중동 등지로 차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12월엔 주한미군 오산기지의 유도폭탄 키트 1000여 개가 미 본토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는 미국이 이스라엘과 이란 공습을 논의하기 시작한 시점인 만큼 사전에 무기를 배치한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다만 이 대통령은 미국·이란 전쟁이 촉발한 주한미군 무기 반출이 대북 억지력을 약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북 억지 전략에 장애가 심하게 생기냐고 묻는다면 전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며 “북한은 핵이라는 특별한 요소가 있지만, 재래식 전투 역량과 군사 역량만 따진다면 대한민국이 압도적”이라고 했다.
이어 “국가 방위는 국가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것”이라며 “어딘가에 의존하다가 ‘의존하는 대상’이 무너지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혹여라도 외부적 지원이 없을 경우에 어떻게 할 것인지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북핵 억제에 집중해왔던 주한미군의 역할이 중동 지역 방어나 중국 견제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주한미군 오산기지에서 포착된 C-5 갤럭시, C-17 글로브마스터 등 대형 수송기들이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오산기지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미군 대형 수송기는 주한미군 패트리엇 포대와 요격미사일을 싣고 중동으로 간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소식통은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이 집중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 해당 장비가 배치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김해기지에서도 장비 반출 정황이 드러났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오산뿐 아니라 김해에서도 장비 반출이 진행 중”이라며 “오산은 미군 대형 수송기 출입이 많아졌고, 김해도 수송기들의 물자 적재를 숨기기 위해 취항 여객기들의 이착륙 시 보안 조치가 상향됐다”고 밝혔다.
국산 중거리 미사일 요격 체계인 ‘천궁-Ⅱ’의 유도탄 30기가 UAE에 제공된 사실도 공식 확인됐다.
나윤석 기자, 정충신 선임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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