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8월 8일 오전 인천 서구 한 공업사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벤츠 등 관계자들이 같은 달 1일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에 대한 2차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24년 8월 8일 오전 인천 서구 한 공업사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벤츠 등 관계자들이 같은 달 1일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에 대한 2차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위 전원회의서 공정거래법 위반 의결

벤츠 “행소 제기 등 입장 피력할 것” 반박

공정거래위원회가 화재로 리콜 이력이 있는 배터리 회사가 만든 배터리 사용 사실을 감추고 전기차 판매를 홍보했다는 혐의로 메르세데스 벤츠(벤츠)에 대해 과징금 철퇴를 내렸다.

공정위는 벤츠‘가 배터리 셀 정보를 은폐·누락함으로써 소비자를 사실상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벤츠 독일 본사인 ’메르세데스벤츠 악티엔게젤샤프트‘(이하 독일 본사)와 한국으로 벤츠를 독점 수입하는 총판매업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이하 벤츠코리아)에 과징금 112억3900만 원을 부과하기로 전원회의에서 의결했다고 10일 발표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와 독일 본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소비자를 속였는지 면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두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벤츠는 2023년 6월 전기차 모델인 벤츠 EQE와 EQS에 파라시스 배터리 셀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누락하고, 마치 모든 차량에 세계 1위 배터리 셀 제조사로 평가받는 닝더스다이(CATL) 배터리 셀이 탑재된 것처럼 기재한 판매 지침을 제작·배포한 혐의가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인정됐다. 파라시스는 EQE가 한국에 출시(2022년)되기 직전인 2021년 3월 중국에서 배터리 화재 위험으로 대규모 리콜된 이력이 있다.

벤츠코리아와 독일 본사는 파라시스 배터리 셀이 사용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판매 지침에 이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특히 판매 지침에는 CATL 배터리 셀의 장점·우수성만 기재되는 등 해당을 강조해 영업하라고 안내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공정위는 벤츠의 이런 행위가 거짓 전략을 통해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부당하게 유인한 것이라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공정위는 벤츠의 소비자 기망 행위가 2023년 6월 8일부터 2024년 8월 12일 차종별 배터리 셀 제조사를 공개하기 전날까지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이 기간에 파라시스 셀을 쓴 벤츠 차량은 약 3000대 팔렸고 판매 금액은 약 281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공정위는 집계했다. 공정위는 배터리 셀 제조사는 국민의 생명·안전과 관계가 깊은 정보라는 점을 고려해 법률이 규정한 최대 부과 기준율을 적용해 과징금을 산정했다.

전원회의에서 이 사건을 주심으로서 심의한 황원철 공정위 상임위원은 “이번 조치는 자동차 제조·판매업자가 전기차 배터리 셀 제조사 정보를 누락·은폐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를 제재한 첫 사례”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 판단과 관련해 벤츠코리아는 입장문을 통해 “조사 초기 단계부터 관계 당국에 성실히 협조해왔고 이번 공정위 전원회의의 의결 내용을 존중하지만, 위원회의 판단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벤츠코리아는 언론과 고객들에게 올바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높은 수준의 기업 윤리와 책임을 가지고 있고 법규를 준수하며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며 “향후 우리 입장을 행정소송 제기 등 법적 절차에 따라 계속 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병남 기자
신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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