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로 망명한 이란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과 토니 버크(왼쪽 4번쨰) 호주 내무부 장관. 버크 장관 X 캡처
호주로 망명한 이란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과 토니 버크(왼쪽 4번쨰) 호주 내무부 장관. 버크 장관 X 캡처

호주 당국이 여자 아시안컵 경기 중 국가 연주 때 침묵, 귀국 후 처벌받을 우려가 제기됐던 이란 여자축구대표팀 선수 5명의 망명을 허용했다.

10일(현지시간) 토니 버크 호주 내무부 장관은 취재진과 만나 이들 선수의 인도주의 비자 발급 절차를 마쳤다고 밝혔다. 버크 장관은 이들이 망명을 신청했으며, 호주 경찰이 이날 오전 이들을 ‘안전한 장소’로 이송한 후 자신이 직접 면담하고 관련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호주는 이란 여자축구팀을 우리 마음속에 받아들였다”면서 이들 5명이 자신들의 이름과 사진 공개에 동의했다면서 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렸다. 망명한 5명은 자흐라 사르발리 알리샤, 모나 하무디, 자흐라 간바리, 파테메 파산디데, 아테페 라메자니자데다.

버크 장관은 “그들은 자신들이 정치 활동가가 아니라 안전을 바라는 운동선수이며, 호주가 자신들에게 그런 기회를 준 것에 매우 감사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또 그간 이란 대표팀이 머무는 호텔에 경찰관이 상주하면서 선수들이 도움을 요청할 기회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주려고 노력했으며, 전날 아침부터 망명을 신청하려는 선수들과 당국이 진지한 대화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버크 장관은 또 나머지 이란 대표팀 전원에게도 망명을 제안했다면서 “다른 선수들에게도 같은 기회가 열려 있다는 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도 “호주 국민들은 이 용감한 여성들의 어려운 처지에 마음이 움직였다”면서 “그들은 이곳에서 안전하며, 편안함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추가 망명 여부에 대해 “이는 매우 민감한 상황으로 최종 결정은 그들에게 달려 있다”면서도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란 대표팀은 총 20명으로, 추가 망명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나머지 팀원들은 여전히 호주에 있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경유해 이란으로 돌아갈 계획이었지만, UAE가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란 매체들을 인용해 전했다.

박상훈 기자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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