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주재 중인 자국 외교관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 이란 전쟁이 발발한 이후 미 국무부가 사우디에서 출국 명령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이란 공습 직전 주레바논 주재 외교관들에 철수령을 내린 바 있어 이번 철수령이 전쟁 격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현직 당국자를 인용해 사우디 주재 미국 외교 공관의 직원들이 국무부의 철수령에 따라 사우디를 떠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비필수 인력 출국 안내가 있었지만, 의무 철수 명령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최근 사우디 주재 미국 대사관이 이란의 공습을 받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우디 주재 미국 대사관은 지난 3일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8일에도 미국 대사관이 위치한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외교 지구가 이란의 드론 공격 표적이 되기도 했다.
NYT는 사우디 주재 고위급 외교관들이 최근, 이 같은 전쟁 상황을 고려해 본국에 철수 명령을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중동에 체류하는 자국민들에게 대피령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 바레인, 쿠웨이트, 이집트, 레바논,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카타르, 이스라엘과 서안지구·가자지구, 요르단, 예멘 등 14곳에 여행경보를 적용했다. 3일에는 요르단, 바레인, 이라크에 체류 중인 비필수 정부 인력 및 가족에게 의무 출국 명령을 내렸다.
쿠웨이트와 요르단 주재 미국 대사관 등은 모든 영사 업무를 중단하고 자국민들에게 출국을 요청하고 있다.
NYT는 그러나 국무부가 전쟁 발발 전 중동지역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에게 철수를 촉구하지 않았고, 개전 이후에도 제한적인 대피 지원만 제공해 비난을 받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은 전쟁 발발 직전 이스라엘과 레바논 주재 대사관에 비필수인력과 가족들의 철수령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