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대법원.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대법원. 연합뉴스

이날 0시 기해 관보 통해 공포

‘사법개혁 3법’이 12일 공포되면서 재판소원 제도와 법 왜곡죄가 즉시 시행에 들어갔다. 대법관 증원은 공포 후 2년이 지난 뒤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정부는 이날 오전 0시 관보를 통해 △법 왜곡죄를 신설한 ‘형법 일부개정법률’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 △대법관 증원 내용을 담은 ‘법원조직법 일부개정법률’을 공포했다. 이는 지난 5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회를 통과한 법안을 의결한 지 일주일 만이다.

개정 형법에는 판사와 검사가 재판이나 수사 과정에서 법을 의도적으로 왜곡할 경우 처벌하는 ‘법 왜곡죄’ 조항이 신설됐다. 판·검사가 타인에게 위법하거나 부당한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침해할 목적으로 법을 왜곡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 자격정지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법령 적용 요건이 충족되지 않음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거나, 적용해야 할 법령을 의도적으로 적용하지 않아 재판이나 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 처벌 대상이 된다. 또한 증거를 인멸하거나 은닉·위조·변조하거나 위조된 증거를 사용하는 행위도 처벌될 수 있다.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를 사용하거나 적법한 증거가 없음을 알면서도 범죄 사실을 인정한 경우 역시 처벌 가능 행위로 규정됐다. 다만 합리적인 법령 해석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재량적 판단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헌법재판소법 개정으로 재판소원 제도도 도입됐다. 기존 헌재법 68조 1항에서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이라는 문구가 삭제되면서 확정된 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게 됐다.

재판소원은 △헌재 결정과 배치되는 취지로 재판해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기본권이 침해된 경우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에 청구할 수 있다. 다만 판결이 확정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하며, 그 이후의 판결은 대상이 되지 않는다.

헌재가 기본권 침해를 인정할 경우 확정된 판결을 취소할 수 있다. 다만 이는 헌법심에 해당해 사실관계 판단이나 법률 적용에 대한 일반적인 불복 절차나 재심과는 구분된다. 헌재는 “사실관계 인정이나 법률의 개별적 적용에 대한 불복 절차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헌재는 이날 재판소원 제도 시행에 맞춰 ‘헌법재판소 심판규칙’ 개정안도 관보에 함께 공포했다. 개정 규칙에는 헌법소원심판 청구서의 기재 사항과 첨부 서류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다.

대법관 증원 내용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공포 후 2년이 지난 뒤 시행된다. 이에 따라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수는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증원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2028년 3월 4명, 2029년 3월 4명, 2030년 3월 4명의 대법관이 순차적으로 추가된다.

사법부도 후속 대응에 나섰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이날 오후 2시 충북 제천에서 전국 법원장 간담회를 비공개로 열어 사법개혁 3법 시행에 따른 후속 조치 등을 논의한다.

회의에서는 ‘사법제도 개편에 따른 후속 조치 방안’과 ‘법 왜곡죄 시행에 따른 형사법관 지원 방안’ 등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법원행정처는 이날 오후 6시쯤 회의가 종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법원행정처는 법 왜곡죄 관련 태스크포스(TF) 구성도 검토 중이며, 고소·고발이나 수사기관 소환 조사 등을 받게 될 경우 형사 법관을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 역시 재판소원 제도 시행에 대비해 경력 15년 이상의 헌법연구관 8명으로 구성된 ‘사전심사부’를 마련하는 등 제도 운영 준비를 진행 중이다.

김무연 기자
김무연

김무연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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