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양사이버대 ‘사랑의 실천상’ 받은 졸업생 손정아씨

 

어릴적 할머니의 헌신적 사랑에

‘나도 꼭 베푸는 사람될것’ 다짐

“사랑은 행동으로 이어져야 닿고

꾸준할수록 더 큰 힘을 갖게 돼”

 

특성화고 졸업 후 첫 월급 기부

현재까지 1391만8700원 쌓여

어르신 말벗·호스피스 자원봉사

학교 봉사동아리 행사 이끌기도

손정아 씨가 지난 2월 21일 서울 성동구 한양사이버대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단상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한양사이버대 제공
손정아 씨가 지난 2월 21일 서울 성동구 한양사이버대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단상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한양사이버대 제공

지난 2월 21일 서울 성동구 한양사이버대 학위수여식에서 특별한 시상식이 있었다.

사회복지학과 졸업생 손정아 씨가 ‘사랑의 실천상’(학교법인 한양재단 이사장상)을 수상한 것이다. 손 씨는 9년 동안 1000만 원이 넘는 돈을 기부하고, 사회복지관과 의료원 호스피스 완화센터 등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사랑을 실천했다.

한양사이버대는 손 씨에 대해 “학교의 건학 이념을온전히 체현했다”고 시상 이유를 밝혔다.

손 씨는 상을 받은 뒤 “아직도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 실감 나지 않는다”며 “이 상은 조건 없는 헌신으로 저를 키워준 할머니의 사랑과 함께 만든 결과”라고 말했다. 손 씨는 부모님 대신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손 씨는 할머니를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표현했다. 손 씨는 어린 시절 한 무더운 날 할머니가 반 친구들에게 나눠줄 아이스크림을 사서 땀을 흘리며 학교까지 뛰어오던 모습을 아직 기억한다고 한다. 아이스크림이 녹을까 봐, 먼 거리를 할머니는 뛰어온 것이다. 손 씨는 이때 자신을 향한 할머니의 뜨겁고도 절대적인 사랑을 온몸으로 느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의 사랑이 헛되지 않게 바르게 성장하여 누군가를 진심으로 품어 안고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한다.

손정아 씨가 사회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 한양사이버대 제공
손정아 씨가 사회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 한양사이버대 제공

그의 다짐은 곧 실천이 됐다. 지난 2017년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디딘 손 씨는 첫 월급을 기부하며 나눔을 시작했다. 이후 한양사이버대 축제 ‘빅페스티벌’ 노래대회에서 대상을 타고 받은 상금 50만 원을 포함해 지금까지 약 1391만8700원을 기부했다. 기부는 어느덧 9년째 한결같이 이어지고 있다.

손 씨는 금전적 기부뿐 아니라 봉사활동도 꾸준히 이어왔다. 단순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주기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봉사를 찾았다. 한양사이버대에 편입한 뒤에는 성수종합사회복지관에서 어르신들과의 주 1회 30분, 1대 1 비대면 말벗 봉사를 시작했다. 그러다 한 어르신이 손 씨에게 “얼굴 한번 보고 싶다”고 말했고 그는 고민 없이 대면 봉사를 시작했다. 이후 학교 중앙동아리 ‘열정과 도전 자원봉사단’에 합류했고, 총무부장을 맡아 연 3회 진행되는 대규모 봉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기도 했다.

손 씨는 봉사활동 이후 활동의 기획과 실행을 복기하는 ‘슈퍼비전’이라는 과정을 거쳤다. 슈퍼비전을 통해 사회복지가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무엇이 부족했는지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4학년 때 사회복지학과 학생회의 홍보국장을 맡아 물리적으로 떨어진 학우들과의 소통과 연대를 책임지며 예비 사회복지사로서의 역량을 키워갔다.

손정아 씨가 한양사이버대 노래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후 할머니와 찍은 기념사진. 한양사이버대 제공
손정아 씨가 한양사이버대 노래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후 할머니와 찍은 기념사진. 한양사이버대 제공

누구보다 씩씩하게, 의미 있는 활동을 하면서 대학 생활을 했지만 시련도 있었다. 가장 가혹했던 순간은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의 병환이었다. 할머니가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으면서 그는 졸업식에서 직접 학사모를 씌워드리겠다는 목표로 조기 졸업을 준비했다. 낮에는 쉼 없이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며 버텼지만, 결국 할머니는 졸업을 몇 달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할머니가 사라지자 삶의 목적을 잃은 것처럼 느껴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때 손 씨가 무너지지 않도록 잡아줬던 것은 한양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졸업 프로젝트 과정이었다. 프로젝트를 통해 대학에서 어떤 활동을 하며 성장했고, 미래에 어떤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은지를 되짚어보는 회고의 과정을 거쳤다. 이를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손 씨 주변에는 실습에 갔을 때 할머니 곁을 대신 지켜준 친구들이 있었고 어려운 상황에도 결코 무너지지 않도록 섬세한 피드백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교수님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손정아 씨가 호스피스병동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장면.  한양사이버대 제공
손정아 씨가 호스피스병동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장면. 한양사이버대 제공

손 씨는 “내가 슬픔에 매몰돼 여기서 주저앉으면 대가 없이 나를 도와준 이들의 사랑과 할머니의 사랑이 결국 무의미해진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경험은 삶의 전체 방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삶의 아픔을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과거 손 씨는 치매를 앓는 할머니를 돌보며 겪었던 어려움과 학업 및 생업을 병행하는 고통으로 때로는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돌이켜 봤을 때 이런 시간은 손 씨가 누구보다 타인의 슬픔에 깊이 공감하고 돌볼 수 있는 힘을 만들었다. 손 씨의 시련은 그를 붙잡는 걸림돌이 아니라 누군가의 슬픔에 주파수를 맞출 수 있게 하는 능력이 된 것이다.

현재 손 씨는 한 의료원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환자들의 발을 주무르고, 삶의 마지막을 맞는 이들과 가족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고 있다. 앞으로 그는 대학원에 진학해 의료사회복지 분야를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환자와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사회복지사를 꿈꾼다. 손 씨는 “사랑은 마음속 감정에 머무를 때보다 행동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다른 사람에게 닿는다”며 “그 행동이 꾸준히 이어질 때 더 큰 힘을 가진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한양사이버대는 “결코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사랑의 거대한 힘을 굳게 믿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치열한 현장에서 오늘도 묵묵히 행동으로 증명하는 사회복지사가 되겠다는 손정아 동문의 결연한 다짐과 애틋하고 따뜻한 온기가 앞으로 삶에 지치고 상처받은 수많은 이들의 시린 어깨를 포근하게 감싸 안는 거대한 품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지현 기자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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