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의 미국 가데나 공군기지. 홍콩 SCMP 캡처·연합뉴스
일본 오키나와의 미국 가데나 공군기지. 홍콩 SCMP 캡처·연합뉴스

중국이 이란의 미군 기지 공격 사례를 참고해 대만 유사시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미군 기지를 타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을 인용해 최근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란의 미군 기지 공격 양상이 향후 대만 해협 분쟁 발생 시 중국의 대응 방식을 가늠할 수 있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은 미사일 등을 동원해 중동 지역 미군 기지를 잇따라 공격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피해 규모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최소 11개 기지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SCMP는 이 같은 공격이 향후 대만 해협에서 군사 충돌이 발생할 경우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반에 분산된 미군 기지를 선제적으로 타격하는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브라운대 왓슨 국제공공정책대학원의 라일 골드스타인 선임연구원은 “이란이 페르시아만 인근 미군 기지를 공격한 것은 대만 사태 시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전역의 미군 기지를 표적으로 삼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과 한국, 필리핀 등에 주둔한 미군 기지가 중국의 대규모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는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고 덧붙였다.

미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인도·태평양 지역에는 24곳의 미군 상주 기지와 미 국방부가 활용 가능한 20곳의 군사 시설이 있다. 주요 거점으로는 일본 오키나와의 가데나 공군기지와 한국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등이 꼽힌다. 필리핀은 2023년 미군 접근을 허용한 자국 군사시설을 9곳으로 확대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대만과 가까운 루손섬에 위치해 있다.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의 중국 전문가 라일 모리스 선임연구원은 “대만 유사시 중국은 이란보다 훨씬 더 정확하고 큰 피해를 아시아태평양 지역 미군 기지에 입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스타인 연구원도 중국이 충돌 초기 수시간 내 주요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미국이 양안 분쟁에 개입하지 않을 경우 중국 역시 역내 미군 기지 공격을 자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요격미사일의 중동 재배치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중국 내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중국의 군사 전략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인 리이후 베이징대 대만연구소 소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란 전쟁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미군 영향력이 약화하고 있다”며 “사드 재배치는 중국의 대만 해협 봉쇄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군은 2022년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대만 주변에서 봉쇄 훈련을 반복적으로 실시해 왔다. SCMP는 중국군이 이 같은 훈련을 통해 유사시 미국과 일본 등 외부 세력의 대만 접근을 차단하는 능력을 강화해 왔다고 전했다.

정지연 기자
정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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