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국회의원(가운데), 박정현 전 부여군수(사진 왼쪽), 김하진 공동선대본부장 기자회견
박수현 국회의원(가운데), 박정현 전 부여군수(사진 왼쪽), 김하진 공동선대본부장 기자회견

민주당 경선 전, 보궐선거 ‘가정’ 상황서 비서실장 전격 등판

김태흠, 양승조·나소열보다 박수현을 ‘진짜 상대’로 지목 해석

박수현 후보 차출시 생길 공·부·청 금배지 공백 파고든 ‘한 수’

박정현 사퇴시한 논란, 김정섭 “돌려막기 안돼” 民 보궐카드 안갯속

홍성=김창희 기자

충남도지사 선거판이 김태흠 현 지사의 공천신청으로 국민의힘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김 지사 측이 ‘가상 적’으로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을 상정하고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김 지사가 자신의 ‘분신’과 다름없는 김혁종 전 비서실장을 아직 선거가 열릴지도 불확실한 박 의원의 지역구인 공주·부여·청양(공·부·청) 보궐선거판에 일찌감치 등판시킨 것을 두고, 정가에서는 박 의원을 겨냥한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략이 가동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태흠의 출사표 “당이 어려울 때 피하지 않겠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그동안 미뤄왔던 국민의힘 도지사 후보 공천 신청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 체제에 돌입했다. 김 지사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충남의 미래가 걸린 백년대계였으나 민주당의 몽니로 사실상 무산됐다”고 직격했다.

행정통합이라는 대의를 위해 개인의 정치 일정을 뒤로 미뤘으나, 이를 정쟁의 도구로 삼는 민주당 때문에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어졌다는 논리다. 김 지사는 장동혁 대표의 간곡한 요청이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당이 어려울 때 피하지 않고 충남 승리를 위해 선봉에 서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박수현 ‘AI 1호 공약’ 발표… 박정현·김하진 투톱 체제 가동

박수현 의원은 12일 충남도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정현 전 부여군수와 김하진 전 아산을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을 공동선거대책본부장으로 영입했다. 박 예정자는 이날 ‘충남 AI 대전환’을 1호 공약으로 내세우며, 과거 0원이던 관련 예산을 150억 원으로 끌어올린 성과를 바탕으로 충남을 AI 공공 인프라의 중심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에 18년 전 세종시 사수 투쟁을 함께한 ‘동지’ 박정현 전 군수와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호흡을 맞춰온 ‘전략가’ 김하진 전 실장을 전면에 배치, 양승조 전 지사와 나소열 전 부지사를 꺾고 경선 승기를 잡겠다는 계산이다.

◇ ‘가정’의 선거판에 ‘분신’ 투입… 김태흠의 원픽은 ‘박수현’?

흥미로운 지점은 아직 민주당의 도지사 후보가 확정되지 않았고, 국회의원 보궐선거 상황 역시 발생하지 않은 ‘가정’의 상황에서 김 지사의 정치적 분신격인 김혁종 전 충남도지사 비서실장이 보궐선거를 전제로 선거판에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정가는 이를 김 지사의 정세 판단의 결과로 보고 있다. 양승조 전 지사나 나소열 전 부지사보다 박수현 의원이 민주당의 최종 카드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박 의원의 안방을 선제 타격했다는 분석이다. 자신의 분신격으로 공주고-공주대 총학생회장 출신에 정진석 전 의원 보좌관까지 역임한 최측근 비서실장을 보낸 것은 그만큼 박 의원의 안방 격인 공주·부여·청양을 확실히 장악해 발을 묶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보궐선거가 확정되기도 전에 김 지사의 복심이 출격한 것은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략적 한 수”라며 “박 의원이 도지사 후보로 차출될 이후 생길 ‘빈 공간’을 선점하려는 포석”이라고 평가했다.

김혁종 전 충남도지사 비서실장 기자회견
김혁종 전 충남도지사 비서실장 기자회견

◇ 김혁종 등판속 민주당 보궐카드는 오리무중=보궐선거 판이 깔릴 경우 최대 변수는 박정현 전 군수의 출마 자격 여부다. 당초 2월 28일 사퇴한 박 전 군수가 ‘선거일 120일 전 사퇴(2월 3일)’ 규정에 묶여 출마가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제기됐만 법조계 일각에서 다른 해석도 나오면서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부 법조계 인사들은 “120일 전 사퇴 규정은 현직 단체장의 권력 남용 방지를 위한 것이므로, 이미 사퇴해 일반인 신분인 박 전 군수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즉, 국회의원 선거 출마 시점에 군수 신분이 아니라면 입후보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상반된 법리 공방은 박 전 군수의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동시에 선거 구도를 안갯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대안으로 거론되던 김정섭 전 공주시장마저 자신의 차출설에 강하게 선을 그으며 ‘공주시장 선거 전념’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전 시장은 “국회의원 자리가 빌 것이라는 것도 하나의 가정일 뿐이며, 유력한 시장 후보를 빈 자리가 생겼다고 돌려막기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직격했다.특히 그는 “공천 결정 시점도 시장이 먼저고 도지사 후보는 그 이후 결정된다”며 절차적 모순을 지적했다. 또한 “국회의원이 시장보다 중요한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장이 더 중요한 자리라고 생각한다. 시장 선거에 충실하겠다”고 못 박았다.

◇민주당 ‘포스트 박수현 대안 모색’ 비상… 졸속 공천시 지역구 상실 뼈아픈 결과 우려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민주당 내부에서는 박수현 후보 확정 시 ‘포스트 박수현’에 대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정가에서는 박수현 예정자가 경선 레이스를 본격화할수록, 정작 자신의 기반인 지역구를 ‘무주공산’으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칫 지방선거와 동시에 열리는 중요한 보궐선거가 ‘졸속 공천’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수현 의원이 정책과 인선으로 바람몰이에 나섰지만, 그 뒤에 남겨진 ‘포스트 박수현’ 설계는 엉성하기 짝이 없다. ‘돌려막기는 안된다’는 김 전 시장의 표현은 현재 민주당이 처한 상황을 단적으로 상징한다. 박수현 의원의 도지사 도전이 지역구 상실이라는 뼈아픈 결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김창희 기자
김창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1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