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으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기름 값을 잡기 위해 석유 최고가격제를 한시적으로 시행한다.
산업통상부는 12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을 발표했다.
지난달 말 발생한 중동 사태로 인해 원유 수급 불안이 커지며 국제 유가가 급등한 데 따른 조치다.
현재 국제 유가는 90달러 내외 수준에서 보합하고 있으나, 국내 가격은 ℓ당 휘발유 200원·경유 300원 이상 상승하며 국민 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정부는 호르무즈 봉쇄라는 이례적인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최고가격제를 운영한다.
보통 휘발유의 경우 1724원, 자동차용 경유는 1713원, 실내 등유는 1320원으로 상한이 설정된다.
산업부는 13일 0시 관련 내용을 관보에 게재하고 고시를 즉시 시행할 방침이다.
최고가격은 주간 평균 기준 가격에 변동률을 반영한 후 제세금을 더하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기준이 되는 가격은 정유사가 주유소·대리점에 공급하는 주간 평균 세전 공급가격이다.
구체적으로 정유사는 매주 한국석유공사에 실제 공급 가격을 보고하는데, 이 평균값이 기준인 것이다. 현재 가격이 아닌 중동 사태 이전 평시에 형성된 가격을 활용한다.
최근 중동 상황에 따른 국제 가격 변동을 반영하기 위해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MOPS)의 변동 비율을 적용한다.
원유 가격만으로는 휘발유, 나프타 등 다양한 석유정제 제품의 가격 변화를 반영하기 어렵기에 국제 석유제품 가격을 활용한 것이다.
여기에 교통·에너지·환경세(휘발유·경유), 개별소비세(등유), 부가가치세 등 제세금을 더해 최종 최고가격을 설정한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한 평균 가격(세후)은 ℓ당 휘발유 1830원, 경유 1930원, 등유 1730원 수준이다.
산식이 적용될 경우 현재 수준보다 낮은 가격에서 상한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운송비가 추가로 드는 도서 지역은 최대 5% 별도의 최고가격을 산정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기로 했다. 보통 휘발유의 경우 1743원, 자동차용 경유 1723원, 실내 등유 1339원이다.
정부는 최고가격을 2주 마다 다시 설정할 계획이다. 국제 유가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기간이 2주라는 점을 감안했다.
조정 주기가 짧아지면 가격 안정 효과가 떨어지고, 길어질 경우 조정 시점마다 변동폭이 커질 수 있어서다.
최고가격제는 보통휘발유, 경유, 등유에 적용된다. 고급 휘발유는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정부는 주유소 판매 가격에는 최고가격제를 도입하지 않는다.
지역별로 가격 차이가 크고, 경영전략·운영방식 등에 따라 가격 구조가 상이해 1만300여 개에 달하는 전국 주유소를 일괄적으로 규제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주유소 판매가가 과도하게 높아지는 걸 막기 위해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한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주유소 1만 개 이상의 가격을 매일 감시할 수 있는 체계가 있어, 특이 동향이 있는지 관리가 가능하다”며 “오피넷에 주유소 가격이 공개되고 있으니 소비자들은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병철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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